
천안의 ‘의사 화가’ 장인성 화백이 오는 29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은에서 19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일흔 살이니 고희전(古稀展)이 되는 셈이다.
그는 37년간 피부과 의원을 열고 있는 전문의이지만 한순간도 화가로서 붓을 놓은 적이 없다. 그동안 2년에 한 번 꼴로 개인전을 열 수 있었던 이유다.
비구상 화가인 그는 여러 번의 화폭 변화를 보여왔다. 이번 개인전은 동그라미, 즉 원(圓)을 통한 생명력의 탐구다. 멍석 위의 쌀알 등 자연물 속에서 작은 동그라미 형태를 빌려와, 혼돈의 상태에서 질서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장 화백은 “내 그림에서 동그라미들은 작고 큰 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어떤 동그라미는 사랑의 형태로 변해가기도 했다”면서 “동그라미에 생명력을 주기 위해 화려한 색깔도 입히고 이제는 두께를 더하여 더욱 살아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그의 동그라미에서 개구리알과 꽃잎을 떠올렸다. 신씨는 “동그란 개구리알은 물속에서 띠를 이루며 뭉쳐 있다가 일정한 조건이 되면 부화한다. 작품에 이런 신비한 생명현상이 깃든 듯하다. 또 다닥다닥 붙은 타원형 이미지는 물 위를 부유하는 ‘꽃 뗏목’처럼 자유롭다”며 “이처럼 조형의 변주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 존재 방식을 찾아냈다”고 평했다.
장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충남미술대전 운영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초대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개인전은 11월 3일까지 이어진다. 오픈식은 29일 오후 5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