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첫 AI 장편, 60분에 8000원…‘중간계’, 영화산업 신세계 여나 [쿠키 현장]

韓 첫 AI 장편, 60분에 8000원…‘중간계’, 영화산업 신세계 여나 [쿠키 현장]

영화 ‘중간계’ 기자간담회

기사승인 2025-10-13 17:09:15
배우 김강우, 방효린, 변요한, 강윤성 감독, 임형준(왼쪽부터)이 13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중간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강윤성 감독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신작 ‘중간계’로 영화산업의 신세계를 연다. 

영화 ‘중간계’ 기자간담회가 13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강윤성 감독, 배우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이 참석했다.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다.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 영화로 관심을 모았다. 

‘중간계’는 5~10분 분량 AI 영화를 만들자는 KT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강윤성 감독은 “‘뫼비우스’라고 25년 전쯤 데뷔하려고 써놨던 작품 시나리오가 ‘중간계’ 모토가 됐다. 이 시나리오를 고쳐서 KT와 장편 영화를 만들기로 협의했다”고 부연했다.

강윤성 감독의 도전에 의기투합한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은 장원, 민영, 설아, 석태로 각각 분했다. 모두 AI 활용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해당 작품에 합류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강우는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면서도 “‘많지 않은 예산과 적은 회차로 이런 장르의 영화를 찍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극중 AI는 크리처 디자인과 액션, 차량 폭발신 등에 활용됐다. AI의 부족한 부분을 VFX(시각특수효과)로 보완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구체적인 예산을 밝힐 수 없으나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용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강윤성 감독은 “폭파 작업은 못해도 4~5일이 걸리는데 AI면 1~2시간이면 끝났다”며 “CG로 한다고 해도 리얼리티가 AI보다 훨씬 낫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배우 변요한이 13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중간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CG 작업을 위한 그린스크린도 쓰이지 않았다. 강윤성 감독은 “(AI 작업물은) 현장 소스가 있어야 만들 수 있어서 그린 스튜디오 촬영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김강우는 “제일 많이 드렸던 말씀이 ‘더 안 찍어도 되냐’였다”며 “야외에서 찍으니까 훨씬 더 감정을 가져가기에 용이했다. 체력적으로도 덜 힘들었다. 그런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명과 암은 확실하다. 실시간으로 AI가 발전하고 있지만, 퀄리티 높은 상업영화를 만들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전망은 낙관적이다. 강윤성 감독은 “초기 단계에는 AI와 실사가 섞이지 않을 정도로 기술이 많이 떨어졌는데 촬영 동안 기술이 발전됐다”며 “영화산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봤다.

AI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변요한은 “과학 청문회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울러 “‘과연 AI가 영화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선까지 넘어올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많이 물었다.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작력이 없으면 AI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며 “다만 요즘 영화는 시간과 자본 싸움인데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AI를 효율적으로 쓰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며 의견을 보탰다.

AI 외에도 특이점이 있다. 상영시간 60분인 ‘중간계’의 관람료는 8000원이다. 박형준은 “티켓값 8000원에 개봉한다. 통신사 할인 등을 적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AI 활용 장편 영화을 감상할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상영시간에 맞게 가격을 차등을 두고 개봉하는 것도 하나의 시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중간계’는 2편을 예고하며 끝났다. 원제도 ‘중간계 ½’였다. 강윤성 감독은 “시나리오를 이미 다 써놓은 상태지만 AI 활용에 있어서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여건상 시리즈형 영화로 먼저 접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준은 “2편까지 기획하시고 대본 쓰신 거 제 눈으로 확인했는데 석태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꼭 제작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중간계’는 15일 CGV에서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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