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글로벌 ‘신영토 확장’…턴어라운드 본격화 [기업X-RAY]

CJ대한통운, 글로벌 ‘신영토 확장’…턴어라운드 본격화 [기업X-RAY]

국내 택배, 하반기 분위기 반전…‘매일오네’ 효과 본격화
글로벌 안정적 흐름 기대…미국 등 해외 전략거점 구축
이재현 CJ 회장 ‘신영토 확장’ 기조…“신성장 기회 적극 발굴”

기사승인 2025-10-20 18:18:38
CJ대한통운 미국 뉴센추리 콜드체인 물류센터 전경.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사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선다. 상반기 경기둔화로 국내 택배 부문이 주춤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략국가에서 콜드체인 거점을 확충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한 ‘신영토 확장’ 기조에 맞춰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484억원, 영업이익 1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8.1%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에는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위축 영향이 컸다. 특히 국내 택배와 라스트마일(Last-mile) 사업이 주춤하면서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여기에 배송 플랫폼 ‘매일오네’의 운영 안정화 비용이 반영되며 수익성에 부담이 이어졌다.

다만 하반기에는 분위기 반전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부터 택배 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고 이커머스 풀필먼트 부문 역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회사는 ‘매일오네’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7일 배송 확대에 따른 가격 효과가 더해질 경우 택배 부문 마진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서비스 품질 차별화를 통해 화주 락인 효과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B2B 계약물류(CL)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L 부문은 2분기 매출 8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상품군별 물류공동화 기반의 신규 수주가 확대된 덕분이다. 영업이익 역시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 고도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로 5.4% 증가한 449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입 항만 물동량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W&D(3자물류)와 트럭킹 연계 물량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수익성을 압박했던 대형 신규 수주의 초기 원가 부담도 점차 완화되며 개선세가 예상된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턴어라운드 기조는 4분기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익 내 비중이 큰 택배 사업에서 중소형 고객 대상 프로모션과 주말 배송 확대로 점유율 회복 중인 점이 긍정적이며 CL 사업도 외주 물류 수주 확대와 원가 효율화 노력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지속되고 있다. 2026년 이후 연간 증익 흐름이 재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부문은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흐름이 기대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조102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11.9% 증가했다.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으로 포워딩 등 교역 관련 매출이 줄었지만, 전략국가인 인도 사업의 호조와 초국경물류(CBE) 성장세가 수익성을 견인했다. 다만 미국 법인의 배터리 물류 물량 감소와 해상운임 하락에 따른 포워딩 실적 약세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하반기에는 전략국가 중심의 현지 CL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미국에서는 상저온(Cold Chain) 전략 거점 구축을 통해 고부가가치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강조한 ‘신영토 확장’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영국 런던 현장경영에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해야 한다”며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미국 캔자스주 뉴센추리에 2만7035㎡(약 8178평) 규모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현장에서는 온도 관리에 특화된 설비를 기반으로 냉장·냉동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며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글로벌 식물성 식품 제조사 ‘플로라(Flora)’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축적된 콜드체인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2만4904㎡(약 7500평) 규모의 복합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게인스빌은 미국 내 최대 냉동 가금류 생산지로, CJ대한통운의 고도화된 설비와 시스템이 노후 물류센터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며 다양한 고객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수송사업과 케미컬, CPG(소비재) 등 다양한 사업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국내 CPG W&D 운영역량을 현지로 이전해 신규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이다.

베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인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단가 하락 리스크는 있지만 택배 부문 영업이익 증가세는 가시적이라 판단한다”며 “생산성 혁신(운영 비용 절감)과 대형 화주 관련 초기 운영 비용 증가 분은 둔화되며 W&D 부문에서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4분기부터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인도 법인 상장, 미국 물류센터 완공 등에 따른 해외 자회사 매출 성장, 그리고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기대감이 실린다”고 분석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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