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작가, 컴바인웍스 갤러리서 10년 만의 개인전 ‘나의 고요’ 개최

김용철 작가, 컴바인웍스 갤러리서 10년 만의 개인전 ‘나의 고요’ 개최

기사승인 2025-10-22 17:05:45
김용철 작가 한국 개인전 ‘나의 고요’ 포스터. 컴바인웍스 갤러리 제공

독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용철 작가가 1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개인전 ‘나의 고요’를 개최한다. 

김용철 작가는 오는 11월8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컴바인웍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그간 축적해 온 내면 탐구의 깊이를 가장 응축된 형태로 선보인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미술대학(ABK Stuttgart)에서 예술적 기반을 다진 김 작가는 2014년부터 독일과 유럽 각지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인간 내면 심리와 감정의 층위를 탐구하는 회화 작업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10여년 만의 개인전 ‘나의 고요’는 단순한 정적의 상태가 아니라 작은 진동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리는 장으로,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내면의 진동을 시각화한 전시다.

김 작가는 ‘고요’ 속에 잠재된 미세한 떨림과 감정의 흐름을 붙잡는다. 작가는 외부의 소음이 사라진 순간 들려오는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낮은 파동을 색채와 질감, 그리고 형체의 해체를 통해 화면 위에 응축시킨다. 김 작가의 회화는 평온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불안과 혼돈의 리듬을 드러내며, 마치 무의식의 깊은 심연에서 솟구쳐오르는 기억의 파편처럼 관객에게 다가온다.

김용철 작가의 ‘낯선 빛’. 컴바인웍스 갤러리 제공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작 ‘낯선 빛’을 선보이며 감정의 지형을 은유적으로 펼쳐 보인다. 짙은 녹음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스며들고, 그 안에 검은 표범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에 머무는 형상은 낯설면서도 낯익고, 두려움과 연민이 함께 뒤섞인 감정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김 작가의 회화에서 자주 보이는 '캔버스 위에서의 형태의 부재'는 결핍이 아니라 사유를 여는 장치다.

경계가 흐려질수록 장면은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떨리는 붓질과 색의 맥박은 외부 자극과 내면의 파동이 교차하는 지점을 기록한다. 켜켜이 쌓인 물감의 층은 무의식의 지층처럼 깊이를 알 수 없고, 번져가는 윤곽과 흐릿한 경계는 감정의 모호함을 말하는 언어가 된다. 

이렇듯 작품은 읽히는 이미지를 넘어 응답을 요구하는 심연으로 열려 있다. 관객들은 그 심연과 마주하며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자기 내부의 목소리와 만날 수 있다. ‘나의 고요’는 침묵을 바라보는 전시가 아닌, 말 없는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오래된 상처와 미세한 기쁨을 함께 읽어내는 경험이다. 정적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감정의 파동을 목격하게 하는 자리다. 관객들은 그 속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김용철 작가 개인전 ‘나의 고요’는 김명주 아트 디렉터가 이끄는 컴바인웍스 갤러리에서 오는 11월8일까지 개최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