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시대를 새로운 ‘슈퍼 사이클’이라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3분기 경영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메모리 시장은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초호황기에 진입했다”며 “이번 슈퍼사이클은 2017~2018년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현재의 수요가 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더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 AI 등 응용처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메모리 수요의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들과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계약을 최종 확정했고 가격도 현재 수익성을 유지 가능한 수준으로 형성됐다는 입장이다. 또 HBM은 2027년에도 수요 대비 공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6세대 HBM)는 올해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해 내년부터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 메모리 시장의 막대한 투자 비용과 HBM의 긴 리드 타임으로 인해 ‘선 주문 후 생산’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가 AI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급이 단시일 내에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중”이라며 “HBM 성장 수준은 공급 가능 여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반 D램보다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HBM뿐만 아니라 D램과 낸드의 내년도 생산능력(캐파) 모두 사실상 완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고 밝혔다.
D램과 낸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D램 수요 증가율에 대해 올해 10% 후반에서 내년 20%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낸드 수요도 올해 10% 중반에서 내년 10% 후반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최근 충북 청주에 건설 중인 M15X 팹을 조기 오픈하고 첫 장비반입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HBM 캐파 증가에 기여하며 일반 D램과 낸드는 기존 캐파의 선단 공정 전환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매출은 137억달러(약 19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 35%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4%로 뒤를 이었으며, 두 회사의 격차는 전 분기 6%포인트(p)에서 1%p대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도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메모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칩 성능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메모리 성능이 병목이 되는 메모리 월 현상이 부각되고 있으며 앞으로 HBM을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에 대한 성능 요구도 상향될 것”이라며 “당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과 주요 공급사로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넘버 원 공급 업체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