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계원 기자] 은행들의 성과급 및 중간배당 확대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곱지 않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안 올리고, 대출금리만 올리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통해 확보한 이익으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조1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했다. KB금융(8830억원)이 지난해 보다 가장 높은 52.1%의 순익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며, 뒤이어 우리은행(4350억원), 하나금융(4430억원), 기업은행(3070억원), 신한금융(7310억원) 순으로 41.5%~6.9%의 순익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은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와 은행원을 대상으로 한 수익 분배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이 중간배당을 통해 주주를 대상으로 이익 공유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의 올해 중간배당 규모가 각각 1600억원(주당 250원)과 750억원(주당 3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 지급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올해 초 급여의 50~2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성과급 지급을 미루고 있던 국민은행도 3일 임금·보상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은행장이 직접 밝혔다.
문제는 은행들이 실적증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사이 국민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많이 올리는 방식의 '손쉬운 이자장사'를 통해 국민의 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중 평균금리는 지난해 8월 2.95%에서 올해 5월 3.47%까지 치솟았다. 특히 예금과 대출금리(예대금리) 차이는 같은 기간 1.64%p에서 올해 5월 1.99%p까지 확대됐다. 이는 대출 금리의 인상 속도를 예금금리의 인상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같은 기간 기업대출의 예대금리 차이는 반대로 0.04%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은행들이 개인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예대금리 차이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이러한 행태에 결국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의 단기업적 중심의 '이자장사'가 국내 소비 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의 이자 인상에 따른 부담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며, 국내 경제의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면서 "정부가 11조원의 추경에 나선다고 해도 가계의 소비 여력은 이자 부담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이 이자수익에 매몰된 지금 현상은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자 수익에 매몰된 은행에 대해 합리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만큼 금융당국이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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