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12층 파이낸스 센터를 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센터 입점에 적극적이다. 반면 롯데그룹과 전통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 신한은행은 센터 입점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은행은 지난 3일 롯데월드타워 12층 금융센터 내 점포 개점 행사를 개최했다. 롯데월드타워 12층은 한 계층 전체가 금융사들의 업무공간으로 제공된 공간으로, 국내 은행 가운데 하나·우리은행만 점포를 개점했다.
하나·우리은행이 롯데월드타워 12층에 점포를 개설한 직후 금융권의 시선은 신한은행으로 쏠렸다. 신한은행은 롯데그룹의 주거래은행으로, 그동안 두 회사가 함께 금융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롯데월드타워 12층 파이낸스센터에 대한 입점을 하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위에 이미 3개에 달하는 지점이 영업에 나서고 있고, 최근 점포를 줄이는 추세에 따라 파이낸스센터에 입점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이번 결정을 두고 그동안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온 신한은행과 롯데그룹의 협력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주거래은행이 아닌 하나·우리은행은 파이낸스센터 입점을 결정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기존 ‘알짜’지점으로 알려진 잠실지점을 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나·우리은행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공격적 경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두 행장이 업계 선도권 탈환을 위해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 함 행장은 취임 당시 "(KEB하나은행을) 재임 기간 내 외형뿐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겠다"라고 말했으며, 이 행장은 "2020년까지 국내를 넘어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나·우리은행은 롯데월드타워점을 중심으로 잠실 주변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WM) 사업과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환전 및 은행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점에 자산관리 전문 PB 채널인 ‘ 골드클럽’과 하나금융투자의 ‘WM 센터’가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이라며, 타워점을 통해 글로벌한 대한민국 대표은행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이 숙원사업으로 완공한 복합건물로,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의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은행권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와 글로벌 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타워에 입주한 만큼 WM서비스 이외에 기업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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