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3분기 누적 2조8000억원에 가까운 실적 실현을 통해 리딩금융그룹 굳히기에 돌입했다. 반면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은 희망퇴직을 활용한 실적 조절을 통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은 26일 각각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7577억원, 1조3785억원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보다 63.2%, 우리은행은 24.6% 순익이 증가했다.
KB금융은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분전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KB증권과 KB손해보험이 전분기 보다 각각 53.9%, 26.0% 순익이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출했다.
국민은행은 주택거래 둔화와 620억원의 금호타이어 대손충당금 발생에도 3분기 632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5.8% 증가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분전으로 KB금융은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8973억원의 순익 달성에 성공했다.
KB금융과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의 실적 경쟁은 올해 1분기까지 신한이 KB를 크게 앞질렀으나, 2분기 들어 KB금융의 약진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의 실적은 1조8890억원, KB금융은 1조8600억원으로 단 29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의 3분기 실적전망치가 8550억원 내외인 만큼 신한금융의 깜짝 실적발표가 없을 경우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편 KB금융이 높은 실적 달성에 주력하는 사이 우리은행은 향후 리딩금융그룹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내부 다지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익은 28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9.26%나 감소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실적 감소는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시적 관리비 증가 영향이다.
향후 일시적 관리비 지출이 종료되면 우리은행의 관리비는 희망퇴직 전보다 크게 떨어져 실적 상승에 동력으로 작용한다. 앞서 KB금융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지금의 성장동력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은행 측도 “전직지원(희망퇴직)은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순이익 창출에 기반하여 실시한 것으로, 향후 판관비 절감에 따른 순익증가 및 신규채용 확대,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과 우리은행이 26일 실적 발표를 한데 이어 27일에는 KEB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이 실적을 발표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