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구속영장 기각…특검 수사 차질 빚나

한덕수 구속영장 기각…특검 수사 차질 빚나

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 없다”
특검,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 실패…수사 ‘제동’ 불가피
민주당 “납득할 수 없는 결정” 즉각 반발

기사승인 2025-08-27 22:38:26 업데이트 2025-08-27 22:47:27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따라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려던 내란 특검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으로 향하던 특검의 수사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끝에 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중요한 사실관계에 대한 법적 평가에 다툼의 여지가 크다”라며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 경과에 비추어 볼 때 방어권 행사를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피의자의 경력과 연령, 주거 및 가족관계, 수사 과정에서의 출석 상황과 진술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도주 우려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방조한 혐의를 비롯해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362쪽 분량의 의견서와 160쪽 PPT, CCTV 영상까지 제출하며 한 전 총리가 내란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독단을 견제하지 않고 오히려 절차를 정당화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이에 대한 법적 평가에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김형수 내란특검보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 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한 전 총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특검은 당분간 숨을 고르며 수사 전략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는 등 기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수사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란 방조와 허위공문서 작성, 위증 등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혐의를 받는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며 “사법부의 이번 결정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똑똑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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