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은행장의 전격적인 사임으로 차기 행장 선출에 나서야 하는 우리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으로 계파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외부인사에 대한 영입마저 내부 반발에 부딪친 영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이광구 행장의 업무를 손태승 선임 부문장에게 위양하기로 결정했다. 또 조만간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광구 행장의 후임을 추천할 사외이사들은 이달 내로 차기 행장 선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조기에 행장 선출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는 우리은행 현직 임원으로는 한일은행 출신의 손태승 글로벌부문장, 정원재 영업지원부문장 등이 있다. 상업은행 출신의 남기명 그룹장도 유력한 후보였으나 이번 채용비리 의혹으로 직위해제 됐다.
전직 임원으로는 이광구 행장과 행장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이동건 전 그룹장과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한일은행이나 상업은행 현직 임원을 차기 행장으로 선출하는 것은 현재 양측 계파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우리은행 한 사외이사도 이에 대해 “계파갈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계파갈등의 대안으로 제기되는 방안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배제한 제3 은행 출신 인물을 차기 행장으로 선출하는 방법이다.
제3 은행 출신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한미은행 출신의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과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다.
하지만 이들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선출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먼저 박영빈 전 은행장의 경우 과거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장으로 활동했을 뿐 우리은행의 사정에 대해 어두운 단점이 있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 역시 사외이사 경력을 제외할 경우 우리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무하다. 이에 우리은행 노조는 외부 출신 차기 행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선출이 딜레마에 빠지면서 금융권은 예금보험공사의 결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예보는 우리은행의 지분 18.52%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동창인 박영빈 전 은행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정부와 논의를 통해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며 "현재 임원추천위원회 참가를 놓고 실익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