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후보군 압축을 위해 정기 이사회에 참석하는 은행장들이 모두 “분위기를 봐서 (은행연합회장을)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은행장들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 압축을 위한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KB국민·신한·KEB하나·농협·우리·산업·기업·씨티·SC제일·부산 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나 이광구 행장의 사임으로 현재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은행장들은 ‘추천 후보를 결정했느냐’라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사전 논의가 없었으며, 이날 이사회 분위기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오늘 처음 이사회에 처음 참여한다. 이사회 분위기를 보고 (추천 후보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모두 “이사회 분위기를 봐서 결정하겠다”는 일괄된 답변을 내놓았다.
심지어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며,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은행업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이 선출됐으면 좋겠다. 은행이 (금융업의) 맞형인 만큼 그에 걸맞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30일 하영구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29일까지 차기 회장 확정을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다. 차기 회장 선출을 3일 앞두고 은행장들의 이 같은 무관심은 낙하산 논란의 발단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연합회장에 대한 선출권이 은행장들에게 있지만 실상은 정권의 낙점 인사를 통해 은행연합회장이 결정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은행연합회장 선거를 비밀 투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홍재형 전 총리,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