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설 연휴 금융거래 중단을 놓고 소비자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장기 해외여행에서 복귀하는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월 15일 오전 00시부터 18일 밤 12시까지 차세대시스템 도입을 위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텔레뱅킹, ATM기를 이용한 거래 및 체크카드 사용 등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금융거래 중단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사전 안내에 나설 예정이다. 먼저 불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TV, 신문, 포털, 영업점 안내 등을 실시한다. 여기에 안내장 발송, 문자 전송 등을 통해 소비자 개별 안내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노력에도 불편을 피하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 장기 해외여행에서 복귀하는 이들이다. 해외여행 중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현지 국가의 유심 칩을 이용해 데이터 서비스만 이용한 이들은 국내 문자 수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안내 수단으로 평가되는 문자 안내가 불가능한 만큼 이들은 우리은행의 금융거래 중단을 모른 채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중 금융거래를 중단한 농협은행에서 실제 보고되기도 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개별 안내가 좀 더 다양화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톡과 같은 데이터 기반의 메신저를 통해서도 안내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 나가 로밍이나 문자를 사용안하는 사람은 많아도 카카오톡을 안쓰는 사람은 적다”며 “데이터 기반의 메신저를 통해서도 안내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러한 지적에도 불편을 겪을 고객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얼마나 되겠느냐, 안내를 못 받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며 “2500만 고객에 대해 문자 안내와 카카오톡 안내를 중복하기에는 비용적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은행정보를 카카오톡에 넘길 경우 보안 노출에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