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동남아시아지역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그랩(Grab)을 통해 헬스케어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인프라 구축을 위해 약 2조3650억원을 투자한다.
소프트뱅크와 그랩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앤서니 탄 그랩 CEO,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사장이 자카르타 메르데카 궁전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을 통해 소프트뱅크는 그랩을 통해 앞으로 5년 간 인도네시아 디지털인프라 구축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인도네시아에 차세대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헬스케어 같은 중요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로써 올해 초 그랩에 14억6000만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더 강화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손정의 회장 등은 회담에서 기술 분야 투자를 통해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등 향후 몇 년 안에 동남아 최대의 디지털 경제국이 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계획을 논의했다.
그랩을 통해 소프트뱅크가 투자흔 20억 달러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서비스와 인프라의 디지털화 추진에 투입된다. 이와 관련 그랩과 소프트뱅크는 전기차(EV)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교통 네트워크 구축,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교통망 구축을 추진한다. 소프트뱅크와 그랩은 인도네시아의 미래기술 개발과 채택을 촉진하기 위해 지오맵핑(geo-mapping) 솔루션 개발에도 나선다.
또한 그랩은 향후 3개월 이내에 인도네시아에 저렴한 ‘e-헬스케어(e-healthcare)’ 서비스를 출시해 모든 인도네시아인들이 의사와 의료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랩은 인도네시아에 두 번째 본사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그랩의 인도네시아 본사는 자카르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센터와 동남아 최대 음식배달 서비스인 ‘그랩푸드(GrabFood)’ 사업을 위한 그랩의 제2본사가 될 전망이다.
그랩 제2본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랩-쿠도(Grab-Kudo)’ 에이전트 같은 소규모 기업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그랩은 동남아의 다른 신흥경제국에도 관련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랩 측은 “두 번째 본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천 명의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현지 주요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그랩은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이자, 최대 디지털 결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와 관련 손정의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기술 분야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랩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Luhut Binsar Pandjaitan) 인도네시아 해양부 조정장관은 “이번 투자는 인도네시아가 투자자들, 특히 기술 분야 투자자들의 눈에 띄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의 다섯 번째 유니콘 기업인 그랩과 소프트뱅크와 함께 중소기업들(SMEs)에게 힘을 실어주고, 관광을 보다 활성화하고,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앤서니 탄 그랩 CEO는 “그랩은 인도네시아의 224개 도시에서 진출해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랩의 가장 큰 시장이며,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투자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주요 서비스와 인프라를 디지털화하는데 투자해,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에서 가장 큰 디지털 경제국으로 거듭나고, 수백만 명의 생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그랩(Grab)은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슈퍼앱(Super app)으로 소비자들에게 일상적인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1억5500만 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 다운로드돼 900만명 이상의 드라이버, 상인, 에이전트를 이용자들에게 연결해 주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에서 최대 규모의 차량 플리트(fleet)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30억회 이상의 누적 승차 횟수를 달성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