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대구시장 출마 의사가 있다면 위원장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이 위원장에게 사퇴를 직접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 수석은 전국 9개 민영방송사와 가진 대담에서 “이 분(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을 하시는 목적이 정치적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준비해 온 발언을 뉴스로 만든다”라며 “우리가 브리핑하지 않아도 본인이 나가서 소셜미디어(SNS)와 기자들에게 직접 밝히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 수석은 “지금 대구시장 출마설도 있다”며 “출마할 생각이 있다면 (위원장직을)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조언을 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말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응수했다.
이 위원장은 “저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관장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통위원장 임기는 2026년 8월까지이고, 2026 지방선거는 6월3일로 예정돼 제가 임기를 채우면 지방선거 출마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국무회의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따로 한 적은 없다”면서도 “국무회의에서 준비한 발언을 따로 하거나 발언을 SNS와 기자들에게 밝히는 것이 정치적 행보라고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법으로 정해진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데서 법치가 시작된다”며 “목적을 위해 법을 바꾼다면 법을 지배하는 것이고, 법을 지배하는 것은 독재”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 위원장에 대해 직권면직을 검토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이미 감사원이 7월 초에 이 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방통위법 8조 1항의 직권면직 사유에도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