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효율 높인 ‘LNP’로 차별화…원천기술 앞장 유바이오로직스 [코드명 mRNA②]

제조 효율 높인 ‘LNP’로 차별화…원천기술 앞장 유바이오로직스 [코드명 mRNA②]

기사승인 2025-06-10 09:00:04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보건 시스템에 경종을 울렸다. 변이 바이러스와 신종 감염병의 위협이 계속되면서 일회성 대응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방역 역량 구축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단기간에 대규모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mRNA 백신 플랫폼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mRNA는 코로나19 백신을 200일 만에 상용화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부는 국산 백신 자립화를 목표로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해당 사업의 추진 배경과 방향을 짚고, 기술 경쟁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살핀다. [편집자주]

유바이오로직스 전경. 유바이오로직스 제공

유바이오로직스가 차별화된 약물 전달 기술을 바탕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국산화에 도전한다. 정부 과제를 통해 백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팬데믹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백신 상용화 전문업체인 유바이오로직스는 SML바이오팜, 인벤티지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서울대학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로나19 변이주를 비롯한 신·변종 감염병 대응용 mRNA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사업은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며, 지난달 17일 유바이오로직스 등 총 4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이들은 오는 2028년까지 총 5052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컨소시엄은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목표로 약 48억원의 연구비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ML바이오팜은 고유의 mRNA 및 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 기술 특허와 mRNA 항원 설계 기술을 보유했으며, 인벤티지랩은 전달체 LNP를 GMP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설비와 플랫폼 기술을 갖췄다. 연구 지원 및 백신 효능 평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서울대 수의과대학이 협력할 예정이다. 앞서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월 SML바이오팜과 mRNA 백신 관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품목별 상업화 단계에 따라 기술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LNP 원천 기술의 차별화 전략이다. LNP는 mRNA나 유전자 치료제처럼 불안정한 유전 물질을 외부 환경 변화나 체내 효소로부터 보호하고, 세포막을 통과시켜 약물이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mRNA 백신 개발 과정에서 LNP는 필수적이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보유한 원천 특허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효능이 뛰어난 대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새로운 LNP 물질을 개발하고, 제조 공정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더불어 코돈(codon) 설계 기법을 적용해 mRNA의 발현 효율을 높였다. 이 기법은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그대로 유지한 채 mRNA의 안정성과 면역 회피성을 높여 세포 내 발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량 생산에 적합한 LNP 제조 기술을 적용해 기존 공정보다 품질을 향상시키고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며 “특허 충돌을 피하는 동시에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특허 출원 및 등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단백질 서브유닛(Protein Subunit) 백신 개발에 강점을 보여 왔다. 세균 백신에 최적화된 다당-단백질 접합 기술(EuVCT)과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활용되는 면역증강제 기술(EulMT) 플랫폼을 기반에 두고 수막구균, 장티푸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일본뇌염바이러스(JEV), 대상포진 등 다양한 감염병 백신 임상에 참여해 왔다.

기존 플랫폼에는 한계도 있었다. 2020년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변이 바이러스와 임상 대상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인해 임상 3상에서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과제를 통해 공공 백신 등 안정적 수익원이 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팬데믹 상황처럼 빠른 시일 안에 백신이 필요한 경우 mRNA 플랫폼이 가장 효율적이며 신속한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국산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 기여하고, 백신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 성장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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