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강남3구 경매 낙찰가…‘21억원’ 높게 거래도

치솟는 강남3구 경매 낙찰가…‘21억원’ 높게 거래도

토허제 우회 수단으로 작용, 대출도 용이

기사승인 2025-06-08 06:00:0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곽경근 대기자 

 # 경매에 나온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은 197㎡(약 59평)로 감정가는 72억원이었다. 지난달 7일 7명이 입찰에 도전했고 감정가보다 21억7000만원 높은 93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 매매 시장의 거래는 감소 중이다.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유지되는 한 경매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8일 부동산 공‧경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로 나온 서울 아파트 252가구 중 114가구가 낙찰됐다. 부동산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이 97.7%를 기록했다. 2022년 6월 110%를 기록한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경매는 일반적으로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수요가 몰리면서 입찰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매시장 가격 동향에서도 알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매물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 41㎡는 감정가 16억원보다 4억6000만원 비싼 2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논현동 논현신동아파밀리 114㎡는 감정가 대비 약 5억원 높은 2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일반 매매거래 시장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597건이다. 지난 4월 5337건의 70% 수준이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거래량도 감소 중이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 2월 거래 건수는 597건, 3월에는 835건에 달했으나 4월 106건, 5월 105건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2월 720건, 3월 903건을 기록했으나 5월 122건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경매 매물에 수요가 몰려 낙찰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허구역 매물을 경매로 매입하면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거래하는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경매로 통한 거래는 토지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경매 물건들은 일정 부분 대출이 가능해 자금 조달이 쉽다”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경매 수요가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허구역 경매는 낙찰받아도 실거주를 안 해도 되는 점, 강남 집값이 신고가를 찍고있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경매를 택하는 것 같다”며 “토지거래허가제가 유지되는 동안은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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