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도 코스피 ‘3000선’ 사수…동학개미 순매수 여파

‘중동 리스크’에도 코스피 ‘3000선’ 사수…동학개미 순매수 여파

기사승인 2025-06-23 17:09:46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주말새 발생한 중동발(發) 대형 악재에도 ‘삼천피’를 지켜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물량 출회에도 개인투자자 순매도세가 증시를 떠받친 영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4%(7.37p) 내린 3014.4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3000선을 밑돌았으나 이후 하락분을 축소해 3000선을 사수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도세를 선보인 여파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377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의 일간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4월7일(1조6721억원)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53억원, 9506억원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13.95%), 네이버(7.61%), KB금융(1.03%), SK하이닉스(0.97%)는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2.52%), 삼성바이오로직스(-2.36%), LG에너지솔루션(-3.61%),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3%), 현대차(-4.05%), 삼성전자우(-1.85%)는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85%(6.74p) 내린 784.7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1196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8억원, 77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5.35%)와 파마리서치(7.22%)를 제외하면 일제히 하락했다. 알테오젠(-2.56%), 에코프로비엠(-2.75%), HLB(-4.11%), 에코프로(-3.16%), 휴젤(-1.76%), 펩트론(-4.41%), 클래시스(-0.82%), 삼천당제약(-1.30%) 등이 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중동 지역 리스크가 재점화된 여파로 해석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시설을 미국이 직접 타격했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이에 보복을 선언한 이란은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의결한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존 불안심리가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이란이 강하게 반응했지만, 실질적인 보복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는 회의적”이라며 “지정학적 불안심리가 추가로 확산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전면전으로 확전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라며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 확대에 따라 원유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중동 정세의 불안과 관련해 시장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동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라며 “이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 상황, 특히 외환, 금융, 자본시장이 상당히 많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찾아내서 신속하게 조치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장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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