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선정 ‘연기 마스터’ 이병헌 “한국 영화 위기 속 탈출구 OTT…해결책 찾을 것” [쿠키 현장]

BIFAN 선정 ‘연기 마스터’ 이병헌 “한국 영화 위기 속 탈출구 OTT…해결책 찾을 것” [쿠키 현장]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

기사승인 2025-07-04 15:54:54
배우 이병헌이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이병헌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특별전을 통해 자신의 연기 세계를 대중과 공유한다.

4일 오후 경기 부천시 중동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배우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신철 집행위원장, 이병헌이 참석했다.

BIFAN은 2017년부터 동시대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진행해 왔다.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최민식, 손예진 등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BIFAN은 이병헌을 택했다. 이병헌은 ‘더 마스터: 이병헌’이라는 특별전 이름 아래, 기념 책자 발간을 비롯해 메가 토크, 무대 인사 등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이병헌은 “특별전을 한다고 들은 순간부터 민망함의 연속”이라면서도 “영광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별전을 할 만큼 잘해놨었나’라는 부끄러움도 느껴진다. 막연하게 어릴 적 대선배님들께서 평생 일궈놓은 작품으로 특별전을 하셨을 때,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했는데 이런 날이 다가왔다는 게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밝혔다.

BIFAN에서는 이병헌의 대표작 10편 ‘공동경비구역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그해 여름’,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남한산성’, ‘남산의 부장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나볼 수 있다.

이병헌은 10편을 선정한 기준을 묻는 말에 “특별하지 않다”며 “제가 좋아하는 영화거나 지금까지 영화 인생을 돌아봤을 때 어떤 의미가 있는 영화를 뽑았다”고 답했다.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골고루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이병헌이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에 이견이 없을 만큼, 그는 매해 배우로서 커리어 하이를 경신 중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K콘텐츠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주역으로 활약했고, 최근 글로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귀마의 목소리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병헌이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병헌은 전 세계 시청자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한 이유로, 어쩌면 보편적일 공감을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실험적이라고 느꼈다. 황동혁 감독은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라 재미는 있었다. 쫄딱 망하거나 아주 성공하거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며 “굉장히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오락적이면서도 정치·경제·사회적 이슈가 다 들어가 있다. 지금의 세상을 축소해 놓은 것이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 문화를 진하게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재밌게 봐준다는 것은 어쩌면 그들도 함께 나누는 문제여서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서는 “소니 픽처스에서 K팝을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게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에 보였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지 의구심이 들었었다”며 “K팝의 현재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업계에 있으면서도 새삼 놀랐다”고 전했다.

이처럼 명실상부 글로벌 배우로 입지를 공고히 한 이병헌이지만, 정작 아들은 볼멘소리를 한다고 털어놔 그의 인간적인 일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대부분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라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 그리고 아들이 드라마, 영화 캐릭터와 저를 혼동해서 보는 순간들이 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같이 봤는데, 아빠는 데몬의 왕이라고 하니까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만 볼래’ 하더라. 왜 계속 데몬, 프론트맨을 자꾸 하는지, 내심 아들에게는 상처인 것 같더라”고 얘기했다.

이병헌은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어느덧 업력 35년 차가 됐다. 영화 산업의 호황과 위기를 모두 거쳐온 이로서 “분명한 것은 확실히 위기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탈출구처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겼는데 장점은 분명하다. 예전에는 모든 영화인은 할리우드를 꿈꿨는데, 이제 어떤 나라에서든 훌륭한 작품을 만들면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이상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가 생긴다. 성과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미 사례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영화와 극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아무리 영화인과 함께 이야기해 봐도 특별히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10년, 20년, 30년 후에 더 큰 특별전을 보여드릴 수 있는 시기가 또 오겠지’라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제29회 BIFAN은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1일간 부천시청, CGV 소풍, 롯데시네마 부천(신중동역), 부천아트벙커B39 등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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