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한복판에 착륙한 ‘배틀그라운드’ [쿠키 현장]

성수동 한복판에 착륙한 ‘배틀그라운드’ [쿠키 현장]

체험부터 카페, 커뮤니티까지…현실 속 PUBG 공간을 가다

기사승인 2025-07-10 17:08:23 업데이트 2025-07-10 17:14:21
성수동에 마련된 펍지 성수 간판. 송한석 기자

서울 성수동, 붉은 벽돌 골목 사이로 이질적인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PUBG 성수’. 세계적인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PUBG)의 세계관과 브랜드를 현실 속에 구현한 오프라인 공간이다. 오픈을 하루 앞둔 10일, 크래프톤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이 공간을 미리 찾았다. 이곳은 단순한 팬 체험 공간을 넘어, 게임과 라이프스타일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건물은 두 개 동으로 나뉜다. A동은 전시와 게임 체험에 집중된 공간이고, B동은 감성적인 카페와 휴식 공간으로 구성됐다. 두 건물 앞에는 탁 트인 야외 광장이 펼쳐져 있다. 겉보기에는 텅빈 공터로 보이지만 스케이트보드 전용 광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공간을 둘러싼 벽면에는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들이 그려져 있어 도시적이면서도 게임적인 분위기를 조화롭게 녹여냈다.

펍지 성수 A동 3층에 마련된 PC방. 송한석 기자

A동에 들어서면 각 층마다 뚜렷한 기능과 콘셉트가 드러난다. 특히 3층은 ‘PC방’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인 PC방처럼 보일 수 있지만,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게임 로비처럼 꾸며진 대기 공간이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배틀그라운드에서 낙하하기 전 탑승하는 수송기 내부를 모티프로 삼아 디자인됐다. 팬들에게 현실 속 게임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로비는 단순한 대기실을 넘어 간단한 커뮤니티, 사내 대회 등을 열어 게임 커뮤니티의 홈으로 자리 잡게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게임 공간으로 들어서면 천장이 높게 트인 대형 룸이 나타난다. 단순한 개인용 PC방이 아니라, 소규모 대회나 커뮤니티 이벤트까지 개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팬들이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커뮤니티 리그’, 정기적인 팀 매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면적 대비 2배의 냉방 시설도 갖춰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3층의 가장 핵심인 PC방은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팬들이 마치 e스포츠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일반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주간, 월간 대회를 계속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운터에서는 IP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한다”며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펍지 성수 A동 1층에 마련된 서바이벌 홀. 송한석 기자

A동 1층에는 서바이벌 홀이라는 다목적 문화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 공연, 라운지 등 다양한 콘텐츠 운영이 최적화된 장소다. 크래프톤은 시즌마다 IP를 사용한 맞춤 테마형 장식을 선보이고 다양한 문화 예술 이벤트를 개최하는 장소로 사용할 예정이다. 단순한 게임 공간이 아니라, 게임을 둘러싼 문화와 예술이 교차하는 실험무대가 될 예정이다.

서바이벌 홀을 나가 왼쪽으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곳은 기념품 샵으로, 배틀그라운드 세계관과 크래프톤 브랜드를 반영한 다양한 굿즈를 판매한다.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제작한 스케이트보드도 선보인다.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공간 설계의 일부라는 점에서 이 기념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읽힌다.

펍지 성수 A동 1층 루트 스토어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송한석 기자

기념품 샵 위로 A동 2층에는 부트캠프가 있다. 배틀그라운드 대표 맵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이 공간은 팬과 유저, 로컬 창작자, 브랜드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공동 창작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크래프톤이 성수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메이커들과 협업한 워크숍을 비롯해 DJ 클래스, 스케이트보드와 관련한 워크숍 등 다양한 스트리트 문화 중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부트캠프는 향후 열릴 팬 대회나 행사 때 PC방, 서바이벌 홀과 연계돼 방송 장소로도 사용될 수 있다. 부트캠프가 방송실이 되고 창문 너머 내려다보이는 서바이벌 홀이 스튜디오가 되는 구조를 갖춰 대규모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

펍지 성수 B동 2층 카페 라운지 속 비밀공간. 송한석 기자

B동으로 자리를 옮기면 분위기는 다소 달라진다. 2층에는 카페 라운지가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유저 인터뷰, 미디어 간담회, 소규모 DJ 공연 등 다목적 행사 공간으로 활용된다. 흥미로운 점은 라운지 안쪽 책장을 열면 등장하는 ‘비밀 공간’이다. 각종 이벤트를 개최할 때 대기실로 쓰인다.

3층에는 루프탑이 있다. 성수동 일대와 PUBG 성수 공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 공간은 PC방이나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와 음식을 들고 올라와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펍지 성수 B동 루프탑에서 바라 본 광장. 송한석 기자

B동 1층에는 배틀그라운드 대표 맵인 ‘에란겔’에 있을 법한 카페가 있다.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곳으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다. 메뉴 역시 게임 속 아이템과 맵을 모티프로 개발됐다. 이 공간은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회사 소개와 정보 안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전시+카페’ 기능을 겸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PUBG 성수는 단순한 체험장이 아닌 배틀그라운드 IP를 현실 속으로 옮겨온 하나의 ‘라이브 서비스’ 공간”며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공간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모드를 반영하며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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