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 세계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의 비공개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했다가 귀국했다.
15일 이 회장은 지난 9~1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전날 오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며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답했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공항을 떠났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컴퍼니가 주최해온 비즈니스 회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미디어, 금융 등 분야의 극소수 유력 인사들이 주로 초청돼 ‘억만장자의 여름캠프’로도 불린다.
올해 행사에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대거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도 남편 제러드 쿠슈너와 함께 8년 만에 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이번 행사 참석은 9년 만이다. 이 회장은 2002년 삼성전자 상무 시절부터 매년 꾸준히 행사에 참석했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사·재판을 받으면서 이후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 행사에는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도 동행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인 반도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은 글로벌 테크 기업인, 거물급 정·재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신사업 구상이나 위기 돌파 방안 등을 모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오는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최종 무죄가 선고되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8년 넘게 따라다닌 사법 리스크에 마침표를 찍고 ‘뉴삼성’ 구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