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7일 만에 침수…'보존 대책 시급'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7일 만에 침수…'보존 대책 시급'

댐 수위 56.19m 치솟아 수몰
빨라야 2030년 준공 전망

기사승인 2025-07-19 17:28:34
폭우로 물에 잠긴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연합뉴스.

울산지역에 사흘간 내린 폭우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겼다. 세계유산으로서의 보존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댐 수위 조절 한계와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며 '근본 대책'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이달 12일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반구천의 암각화’ 중 하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물정보포털 ‘마이 워터’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기점 사연댐 수위는 56.19m를 기록했다. 해발 53~57m 지점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가로 8m·세로 4.5m)는 대부분 잠긴 상태다. 

사연댐은 암각화에서 대곡천을 따라 약 4.5㎞ 상류에 있는데, 수문이 없는 자연 월류형 댐이어서 비로 댐 저수지가 차면 상류 암각화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울주군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성 호우가 집중되면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울주 지역 강우량은 13일 117.8㎜, 14일 59㎜, 17일 123.2㎜를 기록했다. 

수위는 12일 46.96m이던 수위는 급속도로 올라 19일 오전 5시에는 53m를 넘어섰다.

댐 수위는 19일 오후 이후까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암각화의 수몰 상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구대 암각화 침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여파로 8월부터 10월까지 74일간 물에 잠겼다.

2014년부터 2023년 기준 연평균 침수 일수는 42일이다. 수자원공사가 적극적으로 수위 조절을 하기 이전인 2005년부터 2013년까지는 침수 기간이 연평균 151일에 달한다.

수자원공사는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2021년 댐 여수로(댐 수위가 일정량 이상일 때 여분의 물을 방류하는 보조 수로)에 수문을 만드는 계획을 수립했다. 

너비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면 댐 수위를 암각화보다 낮은 52m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제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2030년쯤에나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반복될 집중호우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여서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이 임시 보존 방안 마련과 조기 착공을 위한 제도적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상훈 기자
sonsang@kukinews.com
손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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