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 기업 삼양컴텍이 기업공개(IPO)에 돌입했다. 최근 국내 방위산업 수요 증가세에 따라 호실적을 선보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선보인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수출비중 확대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양컴텍은 30일 서울 여의도 소재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종일 삼양컴텍 대표이사는 “당사는 방탄분야에 특화된 기술력과 양산 설비 구축, 생산능력 확장으로 K-방산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왔다”라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최첨단 방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대한민국 방탄 기술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양컴텍은 무기 및 포탄 제조업을 영위하는 방산·방탄 기업이다. 지난 1962년 설립 이후 국내 최초로 방탄복을 개발한 바 있다. 이후 인수합병을 거쳐 지상·항공 장비 및 개인 방호에 이르는 전방위 방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17년째 현대로템의 K2 전차에 방탄 장갑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폴란드와 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수출 계약협상을 완료하기도 했다. 이는 단일 방산수출 규모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삼양컴텍은 △차륜장갑차 △소형전술차 △다연장 로켓 천무 △수리온 헬기 및 소형무장헬기 등의 제품에 무기체계 방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투자업계 ‘수출 성장세’ 주목…“글로벌 재무장에 수혜 볼 것”
삼양컴텍의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년(2022년~2024년) 매출액은 연평균 58%, 영업이익은 449%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416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컴텍의 수출비중을 향후 주가 흐름의 중요한 변수로 봤다. 방산 특성상 정부를 단일 고객으로 하는 수주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수출은 내수보다 마진이 높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매출의 경우 정부계획에 맞춰 개발 및 생산이 진행된다. 정부 통제하에 원가 검증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라며 “수출비중 확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방산기업의 실적을 견인하는 최대 요인은 수출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올 2분기 매출액 6조5146억원, 영업이익 7198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3.84%, 100.62% 급증한 수치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란드향 K9 18문과 천무 15대 이상 매출 인식은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최근 세계 안보 불확실성 지속으로 유럽 중심 국방비 확대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라며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1285조원 규모의 재무장 예산을 확보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5% 수준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아울러 EU 차원의 공동자금조달 계획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GDP 대비 2.3% 수준에서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도 공통 적용될 것으로 본다. 이같은 방산 지출 확대에 따라 오는 30년까지 글로벌 방산 시장은 연평균 6.4%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당사 역시 수출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수출 부문은 삼양컴텍의 중심축”이라고 답했다.
현재 삼양컴텍의 수출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6.3%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2024년 41%까지 올랐다. 특히 1분기 수출 비중은 57%를 돌파해 내수 비중을 넘겼다.

‘8월중 상장 목표’…“차입금 상환은 기업가치 제고 위함”
삼양컴텍은 이번 상장을 통해 145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수요예측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상단 기준 7700원으로 이를 적용한 예상 시가총액은 3175억원이다.
삼양컴텍은 희망 공모가를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결정했다. 공동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삼양컴텍 비교기업으로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퍼스텍을 선정했다.
주관사들은 비교기업의 지난해 온기 순이익과 올해 1분기 연환산순이익 PER을 각각 30.91, 23.41배로 산출했다. 이를 합산한 비교기업 평균 PER은 27.16배다. 이를 토대로 도출한 주당 평가액은 1만300원으로 여기에 할인율 35.92~25.25%를 더해 적용한 희망 공모가격 밴드는 6600~7700원이다. 공모가액 확정공고일은 내달 1일로 정해졌다.
삼양컴텍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전산보안 및 인원 채용(43억원), 구미공장 1개동 증충(296억원), 연구개발(R&D) 시험센터 이전(100억원), 채무상환(220억원) 등이다.
삼양컴텍 측은 증권신고서 공시를 통해 “현재 운영자금 충당 및 과거 구미공장 설비투자(CAPEX) 목적으로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에 공모자금 중 220억원을 활용해서 순차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차입금은) 전부 투자에 대한 것이다. 차입금을 통해 구미 공장에서 기존 생산능력 5배를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설치했다”라며 “현재 연간 지급이자가 20억가량 나가는데 (채무상환으로) 그 금액은 확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준 삼양컴텍 이사는 쿠키뉴스에 “차입금은 폴란드 사업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선투자를 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정리하고, 구미에 또 추가 투자를 해서 폴란드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함”이라며 “차입금 정리로 확보한 여유 자금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