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으로 그리는 미래…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핵심은 ‘시민 소통’

건축으로 그리는 미래…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핵심은 ‘시민 소통’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오는 26일 개막
시민 참여·공적 소통에 방점…체험 중심 행사

기사승인 2025-09-22 21:53:24 업데이트 2025-09-22 22:52:54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기자설명회에서 전시 주제와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노유지 기자


“도시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열린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번 비엔날레를 나이 구분 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적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오는 26일 공식 개막한다. 기존 전문가 중심 행사를 벗어나 시민 참여·소통에 방점을 뒀다. 서울시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도시 문제 해법을 고민하고 미래 도시 건축 전략을 논의할 방침이다.

총괄 기획을 맡은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은 2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비엔날레의 목표는 13살 아이와 99살 노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라며 “전문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벗어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으로 설정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서울시가 주도해 개최하는 세계적인 건축 문화 교류 행사로, 도시 건축의 미래를 공유하고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소통의 장이다. 지난 2017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78만명의 관람객과 307개 도시가 참여했다.

 ‘휴머나이즈 월’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된 ‘휴머나이즈 월’이다. 이는 가로 90m, 세로 16m의 대형 조형물로, 여러 원단을 이어붙인 조각보에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38개국 110명 디자이너가 참여한 400여 개의 건축물 이미지와 시민 등 창작 커뮤니티 9개 팀의 아이디어를 모은 1428장의 스틸 패널로 구성했다.

헤더윅 총감독은 “휴머나이즈 월의 역할은 시선을 사로잡고 전시회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상징물”이라며 “가까이서 보면 잡지처럼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어 다 읽는 데만 2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장소에는 ‘일상의 벽’도 있다. 건축가, 디자이너, 장인 등 24개 팀이 참여해 각각 2.4m×4.8m 크기의 벽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헤더윅 총감독은 “현실에 적용 가능한 건물의 일부라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행정을 맡은 공무원들이 이 벽을 보고 실제 건물로 만들고 싶다는 영감을 받는다면 그것이 이번 비엔날레 최고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설정 배경에는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헤더윅 총감독은 “오늘날 많은 도시가 추하고 비싸졌으며 ‘고독’이라는 전염병에 상처 입었다”고 말했다. 도시가 부유해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외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운 ‘외로움 없는 서울’ 구상과도 닿아 있다.

지난 2023년 열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통해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다뤘다면, 올해는 도시와 사람의 관계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옮겨졌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헤더윅 총감독이 시와 자주 소통하면서, 시의 정책 기조도 이번 비엔날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도시전, 서울전, 글로벌 스튜디오 등 다채로운 전시가 이어진다. 헤더윅 총감독이 직접 진행하는 워크숍(29일)과 강연(30일)을 비롯해 해외 작가 강연, 큐레이터 토크도 마련됐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단순한 전시가 아닌 ‘경험의 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임 미래공간기획관은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도시 건축에 대한 공감을 넓히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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