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협력 확대, 농산물 개방은 방어…한미 관세 협상 타결

조선 협력 확대, 농산물 개방은 방어…한미 관세 협상 타결

25% → 15%
김용범 “조선 협력 펀드 1500억 달러로 시너지 기대”
“쌀과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기사승인 2025-07-31 09:39:46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양국은 상호 관세 조정과 산업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포괄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미국이 오는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25% 상호 관세는 15%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 역시 15%로 인하된다. 향후 부과가 예고됐던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타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한다는 원칙 아래 협상에 임했다”며 “정부 출범 이후 시간이 많지 않았던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한미 양국 간 실질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성과로는 조선업 협력 확대가 꼽힌다. 김 실장은 “한미 간 조선 협력 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기자재 등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며 “세계 최고 설계·건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 조선 기업과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미국 기업이 힘을 합하면,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 외에도 반도체, 원전, 2차전지, 바이오 등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해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투자 대상 분야의 특성상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운용과 관련해서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김 실장은 “투자 프로젝트에서 산출된 결과물은 미국 정부가 인수를 책임지고, 투자 역시 상업성과 합리성을 갖춘 사업에 한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요구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사실상 방어에 성공했다. 김 실장은 “미국의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식량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6월 정부 출범 이후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미국과의 통상 협의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움직였고, 기업들 역시 조선업 등 주요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주요국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15%의 대미 관세는 과거와는 다른 교역환경이자 새로운 도전인 만큼,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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