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하이마트가 가전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기존의 단순 가전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기반 사업 구조로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5942억원, 영업이익은 275% 급증한 10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1조1232억원, 영업손실 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1분기 영업손실이 11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회복세다.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 반등에 성공했던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실적은 국내 가전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전 매출은 1분기에는 전년 대비 7.5% 감소, 4~5월 두 달간은 9.1% 감소하며 상반기 감소세가 지속됐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증가한 점이 고무적이며, 매출액 증가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으나 국내 가전 시장이 여전히 큰 폭의 역성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선 ‘소비자 밀착형 서비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수리, 클리닝, 이전 설치, 보증보험 등을 포괄하는 ‘하이마트 안심 케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지난 6월 도입한 ‘방문 컨설팅 서비스’는 서비스 개시 후 약 1000명이 이용했다. 안심 케어 서비스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또 가전 구독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론칭한 ‘하이마트 구독 서비스’는 36개월, 60개월 단위로 가전을 렌탈할 수 있으며 LG전자,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 로보락, 다이슨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도 구독 제품으로 제공해 차별화를 꾀했다. 론칭 2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향후 필립스, 드롱기 등 브랜드와 주방후드, 전기면도기 등 상품군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고덕점에 오픈한 모바일 전문 매장 ‘모토피아(MOTOPIA)’는 맞춤 상담과 체험 공간을 갖춰 기존 매장보다 월평균 8배 이상 많은 모바일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5월 창원 상남점에도 추가 매장을 열었다. 4월 선보인 PB 브랜드 ‘플럭스(PLUX)’도 성과를 내고 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30종 중 절반이 해당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PB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달 21일부터 전국 89개 매장에서 애플 수리 접수 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중 최초로 애플 공식 인증을 받은 서비스로 연간 120만건에 달하는 수리 수요를 고려할 때 신규 고객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목되는 부분은 사업구조가 단순 상품 판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 제조사 물품을 공급하는 단순 유통 사업자에서 고객 기반의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치를 충족시키는 업체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전략이 결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키고 있는 경쟁력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상반기 매출 1조1232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기에 하반기에 실적 성장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주택 경기 침체와 함께 고물가로 고가 제품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전양판점 업계 경쟁 구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2조3567억원으로, 삼성스토어(3조4774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2조1653억원)도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하반기 전략으로도 ‘가전 라이프 평생 케어’를 앞세워 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PB 상품군 강화도 지속된다. 하반기에 키보드, 냉정수기, 청소기 등 34개 신규 PB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외형의 큰 폭 반등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신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자산효과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은 개선될 전망”이라며 “지난 2년간 구조 혁신 노력으로 지속 성장 토대를 마련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생활 밀착 가전 전문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한 ‘안심케어 서비스’, ‘경험형 매장 리뉴얼’, ‘PB 강화’ 등의 전략이 성과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중점 추진 전략을 더욱 고도화해 정기 케어 고객 확대를 지속하고 2025년을 실질적인 사업 터닝의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