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2분기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만 로켓배송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 확대에 나서며 기존 커머스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이 동시에 부각됐다.
쿠팡Inc는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2분기 매출 85억2400만 달러(약 11조9763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달러 기준 16%, 원화 기준 19% 증가한 수치로 직전 1분기(11조4876억원)에 이어 또다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1억4900만달러(약 2093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1628억원이 반영되며 3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이를 극복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7%로 1분기(2.0%)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3100만달러(약 435억원)로, 순이익률은 0.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438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성장사업 고속 성장…대만 사업, 한국 초기시기와 유사
이번 분기 실적에서는 대만, 쿠팡이츠, 파페치 플랫폼, 쿠페이 등으로 구성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해당 부문 매출은 11억9000만달러(약 1조671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직전 분기 대비 달러 기준 15%, 원화 기준 11%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쿠팡은 “성장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향후 수년간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의미 있는 현금흐름을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는 한국 초기 시기와 유사한 성장 궤적이라는 평가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현재 수백 개 유명 브랜드와 직접 협력하게 됐으며 지난 분기 협력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재고 고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 폭발적인 고객 반응과 매출 증가율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1분기부터 대만에 ‘와우 멤버십’을 도입하며 무제한 무료 배송 및 반품, 30% 할인 쿠폰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또 연초 모집을 시작한 직고용 배송인력 ‘쿠팡프렌즈’ 배송 물류망 투자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대만 신베이시 투청구·우구구, 타오위안시 구이산구·양메이구, 타이중·가오슝 등 주요 도시와 지역으로 핵심 거점으로 물류망을 확장 중이다.
대만 사업 매출은 전분기 대비 54%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23%)의 두 배 이상이다. 쿠팡은 하반기 성장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의장은 “고무적인 점은 대만 성장이 주로 재구매 고객 덕분이라는 것”이라며 “추가된 신규 고객이 성장에 기여하고 활성 고객이 전분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집단 지출이 지속적으로 강화된 데서 비롯한다”고 했다.
성장사업 부문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억3500만달러(약 3301억원)로 여전히 적자 단계지만 전년 동기 대비 3500만달러 손실폭이 줄었다. 다만 환율 영향으로 원화 기준 손실은 지난해(2740억원)보다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EBITDA 손실에 대해 대만 사업 가속화에 따라 투자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쿠팡은 대만 사업의 성장 가속화에 따라 투자 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조정 EBITDA 손실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쿠팡은 지난 2월 연간 실적 발표에서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 부문에서 6억5000만~7억5000만달러(약 1조원)의 손실을 EBITDA 손실을 예상했으나 이번에 최대 2억달러(약 3000억원)를 추가 반영하며 손실 전망을 수정했다. 이 중 대부분은 대만 사업에 따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이번 분기 조정 에비타 손실 330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2분기와 직전 1분기에 비해 투자 규모가 증가했음을 보여준 것이고, 주로 대만에서의 성장 가속화로 인한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에 대한 장단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커머스 안정 성장…활성 고객 10%↑
기존 주력 사업인 로켓배송, 프레시, 그로스, 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는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 중이다. 2분기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2170만명) 대비 10% 증가했다. 고객당 매출은 307달러(약 43만1340원)로 6% 상승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73억3400만달러(약 10조3044억원)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매출총이익은 23억9000만달러(약 3조3582억원)으로 23% 올랐다. 조정 EBITDA는 6억6300만달러(약 9315억원)로, 이익률은 9.0%를 기록했다.
김 의장은 “우리는 고객에게 ‘와우 모먼트’를 선사하기 위한 수십년 간의 여정에서 초기 단계에 있다”며 “상품 셀렉션·가격·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참여를 강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고객과 판매자, 브랜드를 위한 ‘가치의 선순환’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분기에만 로켓배송에 50만개 신규 상품을 추가했고 고객들의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며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는 고객 참여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상대적으로 정체된 한국 소매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매출 성장을 지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