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만난 李 대통령…“국가폭력 희생자에 공식 사과”

재일동포 만난 李 대통령…“국가폭력 희생자에 공식 사과”

기사승인 2025-08-23 16:15:35 업데이트 2025-08-23 16:54:33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방일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를 만나 박정희 정권 시절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에 도착한 뒤 시내 호텔에서 가진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이 대통령, 김혜경 여사,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이혁 주일대사 내정자 등이 자리했다. 재일동포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직시해야 될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있다”며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정말로 많은 재일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 제가 직접 만나 뵌 분들도 몇몇 계신다”고 밝혔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인 1923년 간토 대지진 직후 벌어진 조선인 학살 사건인 ‘간토 대학살’과 관련해 “100년 전 아라카와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80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렸을 때 특히 마음이 쓰였던 분들이 바로 재일동포 여러분”이라며 “아픔과 투쟁, 극복과 성장을 반복한 이 굴곡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굽이굽이마다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식민 지배의 아픔에 이어 분단의 아픔까지, 광복의 기쁨도 잠시 조국이 둘로 나뉘어 대립하면서 타국 생활의 서러움은 쉽게 잦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커졌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여러분은 언제나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돼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긴 세월의 우여곡절을 넘어 한일 관계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며 “여러분의 빛나는 활약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도록 동포사회에 귀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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