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라인업 ‘경쟁영화제’로 생존 꾀한다 [쿠키 현장]

30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라인업 ‘경쟁영화제’로 생존 꾀한다 [쿠키 현장]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

기사승인 2025-08-26 18:12:07 업데이트 2025-08-26 18:14:51
정한석 집행위원장이 26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한국 영화의 위기 속 30회를 맞았다. 한국 영화 재도약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정한석 집행위원장)

올해 30살이 된 부산국제영화제의 생존 전략은 ‘경쟁영화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이 26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박광수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김영덕 마켓위원장,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은 64개국 241편이다. 지난해보다 17편 늘어났다. 연계 프로그램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까지 포함하면 총 324편이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다. 월드프리미어(World premiere, 영화 등을 최초로 소개하는 행사)가 아닌 작품을 선정해 눈길을 끈다. 이는 대중의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영화산업 위기 타개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같은 맥락에서 꾀한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쟁 부문 신설이다. ‘고양이를 놓아줘’(감독 시가야 다이스케), ‘광야시대’(감독 비간), ‘다른 이름으로’(감독 이제한), ‘또 다른 탄생’(감독 이저벨 칼란다), ‘루오무의 황혼’(감독 장률), ‘소녀’(감독 서기), ‘스파이 스타’(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감독 임선애),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감독 나가타 고토), ‘여행과 나날’(감독 미야케 쇼), ‘왼손잡이 소녀’(감독 쩌우스칭), ‘지우러 가는 길’(감독 유재인), ‘충충충(감독 한창록), ’허락되지 않은‘(감독 하산 나제르) 등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이 초청됐다.

이와 관련해, 박광수 이사장은 “올해 경쟁 부문이 처음 만들어져서 영화제의 전반적인 방향이 이를 중심으로 결정됐다”며 “아시아 영화의 현안과 비전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아시아 영화의 흐름, 방향, 비전 등을 그들만의 뛰어난 작품성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광수 이사장이 26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김영덕 마켓위원장(왼쪽부터), 박광수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26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유희태 기자


상은 ’부산 어워드‘로, 5개 부문(대상·감독상·심사위원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으로 주어진다. 시상식은 폐막식에 진행된다. 영화제 마지막날까지 화제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주최 측 의지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신인 감독은 실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겨루면서 역량과 가치를 증명받을 수 있다. 거장 감독도 유럽에서 선택받는 것과 저희 영화제에 채택받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상의 의의를 높이 샀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에도 힘을 줬다. 통상적으로 3개로 구성되지만, 이번만큼은 30돌을 기념하고자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 ’까르뜨 블랑슈‘ 등 총 5개로 꾸렸다.

각 프로그램 참석자도 화려하다. 박찬욱 감독, 이창동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봉준호 감독, 매기 강 감독, 배우 강동원, 손석희 아나운서 등이 함께할 계획이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해외 게스트 라인업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처음 내한하는 마르코 벨로키오를 비롯해 줄리엣 비노쉬, 션 베이커, 예르모 델 토로, 마이클 만 등 감독을 열거하며 “역대 최대·최고 기념비적 라인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시아 스타들도 많이 모인다. 일본 배우들 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태국 스타들도 참석한다”고 얘기했다.

K컬처 글로벌화를 실시간 증명하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국내 최초 싱어롱 상영도 화제다. 김영덕 마켓위원장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포함한 K컬처를 녹인 콘텐츠의 성공에는 한국 영화의 영향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산업이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현으로 크게 피해를 봤지만 정작 조명받고 있는 K콘텐츠의 밑거름이 됐다고 분석하며 “재정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17~26일 열흘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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