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FC가 구단 역사상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주인공 중 한 명은 2004년생 측면 자원 정지훈이었다. 경기 도중 자극을 이겨내며 결승행 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최근 U-22 대표팀 발탁 소식까지 더해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광주는 지난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1995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2-1로 이겼다. 1차전 홈 2-0 승리를 더해 합산 스코어 4-1로 결승에 진출했다.
전반전은 쉽지 않았다.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정지훈은 공을 거의 잡지 못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되자 반등에 성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올린 크로스가 결승행을 확정짓는 어시스트로 연결됐다.
경기가 끝나고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한 정지훈은 “전반에 안 좋은 모습이었는데 역전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부천이 준비를 잘 했다. 저도 당황해서 5대5 싸움하는 볼에서 반응이 느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이 ‘대표팀 뽑혀서 몸을 사리냐’는 자극을 주셨다”며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 조금 열이 받아서 더 뛰어다녔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공격 포인트 한다고 경기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자신감을 준다”며 “경기력이 안 좋을 때 공격 포인트를 올린다면 경기력이 올라올 수 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U-22 규정이 없는 코리아컵에서도 정지훈을 선발로 기용했다. 그는 “감독님이 절 믿어 주신 것 같다.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며 “최근 아사니가 빠졌는데 광주에 빛을 못 본 선수들이 많다. (저를 포함해) 그런 선수들이 빛을 보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신다면 저희 팀원들이 더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구단 역사상 광주의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에 이어 정지훈은 겹경사가 생겼다. 남자 U-22 축구 대표팀에 승선하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을 치른다.
정지훈은 “자신감은 있었지만 뽑힐 줄 몰랐다. 많이 놀랐다”며 “적응을 잘 해야 한다. 아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걱정된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잘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주는 현재 승점 35점으로 6위에 올라 있다. 다만 하위권과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방심할 수 없다. 정지훈은 “그동안 일정이 타이트하다 보니 확실히 뎁스가 얇은 게 지금 드러나는 것 같다”며 “감독님이 ‘경기장에서 힘든 게 낫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맞는 말씀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주전이 끝나면 경기 텀이 조금 여유롭다. 경기가 많이 남지 않아서 집중력 있게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 관리 비결도 소개했다. 정지훈은 “저는 요즘 잠이 많이 잔다. 원래는 안 잤는데 체력 관리를 위해 낮잠을 20분, 30분 이렇게 늘려간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코리아컵 결승 각오를 묻자 그는 “결승은 단판이라 누가 이길지 모른다. 12월 경기라 아직 멀었다”며 “리그가 급한 상황이다. 리그 경기를 잘 치르다 보면 경기력이 올라온다. 그때 결승전을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