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싸웠던 한국에서 도움 받아”…부영 이중근 이사장, 장학금 전달

“할아버지가 싸웠던 한국에서 도움 받아”…부영 이중근 이사장, 장학금 전달

올해 6.25전쟁 참전국 유학생들도 장학금 지원
누적 44개국 2745명, 지원 장학금 108억원 넘어

기사승인 2025-08-28 12:47:21

이중근 이사장과 악수하는 세르잔 예실코이. 부영그룹 제공

“할아버지께서 싸웠던 한국이라는 땅에 와서 공부를 하고, 또 도움까지 받게 돼 뜻 깊다” 세르잔 예실코이(28)

2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이 개최한 ‘2025년 2학기 외국인 장학금 수여식’ 행사장 내부는 32개국에서 모인 유학생들과 내국인,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12개의 원형 테이블에 빼곡하게 앉은 유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을 터뜨렸다. 행사를 위해 단정하게 차려 입은 친구의 사진을 찍어 주며 농담을 던지는 사이 분위기가 점차 고조됐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2010년부터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2차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32개국에서 온 100명에게 4억원을 전달했다. 이날 기부로 44개국 2745명의 유학생들이 누적 108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에티오피아, 튀르키예, 미얀마 등 6.25전쟁 참전국의 유학생들이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중근 이사장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장학금 수여증서를 직접 전달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동방예의지국으로서 6.25 참전국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장학금 수여 증서를 든 치에우 티홍니인. 정덕영 기자

장학금 수여 증서를 전달받은 세르잔 예실코이는 “장학금이 학업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6.25 참전 용사”라며 “할아버지께서 싸웠던 한국이라는 땅에 와서 공부를 하고, 또 도움까지 받게 돼 뜻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졸업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부산대 석사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그는 축하 인사에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는 “장학금 덕분에 석사 공부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며 “만약 장학금이 없었다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느라 연구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학생들의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베트남 출신 치에우 티홍니인(24)은 장학금 수여 증서를 들고 밝게 웃으며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장학금이다. 장학금 덕분에 공부에 집중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선문대 글로벌한국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장학금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학업에 더욱 열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이중근 이사장은 “오늘의 장학금이 여러분의 고국과 대한민국을,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양국의 우호증진에 기여해 주길 당부했다. 

정덕영 기자
deok0924@kukinews.com
정덕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