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부터 운동앱까지”…고양 청소년 모의투자 IR 대회 성료

“약과부터 운동앱까지”…고양 청소년 모의투자 IR 대회 성료

1위는 ‘다감약과’…중·고교 11개팀 창업 아이디어 눈길

기사승인 2025-09-01 10:18:58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열린 모의투자 발표회 이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리아펜 제공

고양시 청소년들이 직접 CEO로 나서 투자자 앞에 섰다.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열린 청소년 모의투자 IR 대회 현장은 미래 창업가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이번 대회는 고양교육지원청이 추진하는 교육발전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영상캠퍼스 모의창업 프로그램’ 1기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학생들은 아이디어 발굴과 팀 빌딩, 비즈니스 모델 설계, 재무 계획, 회사 설립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사업계획서를 완성한 뒤 무대에 올랐다. 지역 기업인과 투자 전문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가상 투자자(Virtual Investor)’들은 현장에서 각 팀의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과 혁신성을 평가했다. 대회는 고양교육지원청이 주관하고 코리아펜(펜월드와이드협회 한국본부)이 협력사로 참여했다.

생활 속 문제, 창업 아이템으로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일상 속 불편을 창의적으로 풀어낸 다양한 아이템을 내놓았다. 일산고 ‘다온 (Daon)’ 팀은 초보자도 실패 없이 즐길 수 있는 홈베이킹 밀키트 ‘디키트’를, 세원고 ‘콜루미스 컴퍼니(Columis Company)’는 운동 메이트 매칭 앱 ‘핏온’을 발표했다. 

고양고 ‘란(Ran)’ 팀은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아침먹자 도시락’을 제안했고, 송산중 ‘에코프리즘(Eco Prism)’은 아이스컵의 이슬을 막는 접이식 컵받침을 들고 나왔다.

경기영상과학고 ‘프로스+(Pros+)’는 몰입형 프로젝션 맵핑 광고, 풍산중 ‘더 비전(The Vision)’은 고령자 맞춤 주거·복지 플랫폼 ‘실버빌리지’, 신일비즈니스고 ‘세븐리프(Seven Leaf)’는 친환경 접이식 컵 ‘쪼그라컵’을 선보였다.

세원고 ‘이음(Ium)’은 창업자-투자자 매칭 플랫폼, 경기영상과학고 ‘타입:미(Type:Me)’는 MBTI 기반 패션 추천 서비스, 일산국제컨벤션고 ‘테이스토리(TASTORY)’는 식재료 스캔 기반의 레시피 추천 앱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일산고 ‘다감약과(Dagam-Yakgwa)’는 전통 디저트 약과를 초코·말차·솔티카라멜 등 다양한 맛으로 현대화한 퓨전 약과 세트로 무대에 올랐다.

“창업 실전 같은 치밀함” 호평

대상은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다감약과’ 팀이 차지했다. 총 5억1500만원의 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창업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에코프리즘, 더비전, 란, 프로스+, 콜루미스컴퍼니 등이 차례로 수상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정준경 아이디샘 대표는 “중학생 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역할 분담, 고등학교 제과제빵 전공 학생의 현실성 있는 준비가 인상 깊었다”며 “일부 팀은 손익분기점과 인건비,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는 등 실제 창업 투자에 필요한 요소를 잘 짚어냈다”고 평가했다.

이현숙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들이 주변 문제 상황을 고민하고, 남의 마음을 움직여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기획을 심사숙고해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치열하게 발표하고, 투자자들이 즉석에서 질문하며 토론하는 등 실제 창업 피칭 대회 못지않은 긴장감이 이어졌다. 참가 학생들은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창업과 리더십을 배우는 훈련의 장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지원청은 오는 12월 이번 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보완·발전시켜 다시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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