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메모리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ReRAM)’가 빠른 속도, 데이터 보존능력, 단순한 구조 등으로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박상희 교수팀이 ReRAM 작동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성과는 고성능·고신뢰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전류 흐름을 보는 전도성 원자간력 현미경(C-AFM), 산소이온 움직임을 보는 전기화학적 변형률 현미경(ESM), 전위변화를 보는 켈빈탐침 힘 현미경(KPFM) 등 여러 종류 현미경을 하나로 결합한 ‘다중모드 주사탐침 현미경(Multi-modal SPM)’을 활용해 산화물 박막 내부에 전자가 흐르는 통로와 산소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변화를 동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류 변화와 산소 결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 박막에 전기신호를 보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을 직접 구현, 전류가 달라지는 이유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 때문임을 나노 수준에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 이동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잘 흐르고, 흩어지면 전류가 차단됐다. 이는 전류 흐름이 산소 결함의 양과 위치에 따라 달라짐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내 산소 결함 분포가 메모리의 켜짐과 꺼짐 상태를 결정한다는 점을 정밀하게 시각화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단일 지점 분포에 국한되지 않고 수 ㎛ 크기 영역에서 전기신호를 인가해 변화된 전류 흐름, 산소이온 움직임, 표면 전위분포 변화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메모리의 저항이 바뀌는 과정이 단순히 산소 결함 때문만이 아니라 전자들의 움직임과 긴밀히 얽혀 있음을 규명했다.

특히 메모리를 지우는 소거과정에서 산소이온이 주입되면 메모리가 안정적으로 꺼진 고저항 상태를 오래 유지함을 확인했다.
이는 메모리소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원리로, 향후 안정적인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중모드 현미경으로 산소 결함, 이온, 전자의 공간적 상관관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이런 분석 기법이 다양한 금속 산화물 기반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연구와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공채원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ACS)가 발간하는 신소재·화학공학 분야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지난 7월 20일 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Spatially Correlated Oxygen Vacancies, Electrons and Conducting Paths in TiO2 Thin Films ※ DOI: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ami.5c1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