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비밀 푼 ‘부인사지’ 국가사적 승격 논의 본격화

천 년 비밀 푼 ‘부인사지’ 국가사적 승격 논의 본격화

대구 동구, 부인사지 사적 승격 위한 국제학술세미나 개최
11일 ‘팔공산 불교문화의 화려한 꽃을 피우다’ 주제로 열려

기사승인 2025-09-03 16:13:03
대구 동구 팔공산 부인사지의 국가사적 승격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학술세미나 포스터. 동구청 제공

대구 팔공산 부인사지의 국가사적 승격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대구 동구청은 오는 11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강당에서 ‘팔공산 불교문화의 화려한 꽃을 피우다 - 부인사지 사적 승격을 위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의 봉안처로 확인된 부인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사적 지정 필요성을 다각도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국내외 학자들이 모여 역사·고고학·건축학 측면에서 부인사의 위상을 평가하며, 그 학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사적 승격의 당위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행사는 개회사와 축사 이후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종합토론으로 진행된다. 

기조강연은 한기문 경북대 명예교수가 맡아 ‘부인사의 역사와 위상’을 설명한다. 

이어 △부인사 고고학적 조사 성과(박정현 세종문화유산재단 연구원) △출토 기와의 시공간적 검토(최영희 강릉원주대 교수) △부인사의 공간 변화와 건축적 특성(도윤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팀장) △복원 방향과 건축사적 가치(현승욱 강원대 교수) 등이 발표된다. 

또 일본 연구자 시미즈 아키히로와 나메카타 케이타로가 교토 남선사일체경의 역사적 의의를 소개하며,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가 사적 승격 방안을 제언한다. 종합토론에는 최정혜 전 복천박물관 관장과 류성룡 고려대 교수, 유재춘 강원대 교수가 참여한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부인사지는 천 년 전 고려 불교와 기록문화사의 정수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라며 “국가사적 승격을 추진해 지역과 시민이 함께 보존하고 활용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말했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년) 거란 침입을 극복하기 위해 제작된 대장경으로, 오늘날 팔만대장경보다 약 200년 앞선다. 그러나 1232년 몽골 침입으로 부인사가 소실되면서 봉안처와 실체는 오랫동안 미궁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2024년 부인사지 발굴에서 ‘符仁寺’ 명문 기와가 출토되며, 학계에서 이어지던 논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이는 초조대장경 봉안처를 둘러싼 역사적 수수께끼를 푸는 결정적 증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문화재청은 ‘기록유산의 발굴과 활용 확대’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며, 초조대장경 연구를 세계 불교문화사와 연결 짓는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인사지의 사적 승격이 단순한 지역 문화재 보존을 넘어 한국 불교문화와 기록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구 동구청은 이번 세미나를 기반으로 학술적 근거를 축적해 문화재청에 국가사적 승격을 건의할 계획이다. 

지역 불교계도 부인사 복원과 문화관광 자원화를 위해 적극적인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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