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 WCE 2025)’에서 국내외 540여 개 기업들은 가스터빈, SMR, 풍력, 수소 등 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였다.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기후 환경 분야 종합 전시회로, 올해가 세 번째 개최이다. 올해는 ‘Energy for AI & AI for Energy’라는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의 에너지 기술과 미래 발전 방향을 조망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은행은 AI 시대 기존 예측을 최대 6배 뛰어넘는 전력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일 각국 정부와 에너지 기업들은 국가 간 협력과 기술 혁신을 통한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시회에서 원전·수소 터빈·해상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원과 AI 기반 운영 최적화 기술을 전시해 전력망 국산화 비전을 제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 발전 설비 제작 회사로서 원전 기자재 제작부터 시공까지 전 벨류체인을 아우르는 자사 AI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들을 강조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그린수소, 대규모 배터리 저장장치(ESS) 등 신기술과 함께, 디지털 트윈·비파괴 검사·머신러닝 진단 등 AI를 접목한 관리 시스템으로 국산화된 안정적 전력망 구축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면서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맞춤형 배터리 시스템’을 전시했다. AI 시대 고전압 모듈 설계와 열확산 방지 기술, 배터리 진단 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ESS) 솔루션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열 관리와 배터리 상태 진단 기술을 통해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SK온은 앞으로도 액침냉각·AI 기반 배터리 관리·대규모 ESS 개발에 집중하며, 신재생·LNG 발전소와 연계한 통합 에너지 관리 솔루션 완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LG 에너지솔루션도 AI 기반 고효율 가전제품과 스마트에너지 홈, 고효율 HVAC(냉난방공조) 솔루션 등을 전시하며 가정과 상업 공간에서의 에너지 효율과 탄소중립 실현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다. AI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전동욱 LG 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대외협력‧ESG 담당 상무는 전시 현장에서 에너지 수요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산업의 역할 등에 설명했다. 그는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배터리 어플리케이션과 폼팩터 포트폴리오는 물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뿐 아니라 가상발전소나 시스템 통합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미래 전력 수요를 과학적으로 산정해 공급 안정성과 탄소중립을 고려해 시장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정부와 업계는 전력망 국산화와 AI·에너지 혁신의 결합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시장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려대 홍근기 교수도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전력망 국산화가 필수적”이라며 “AI로 효율적으로 전력 공급 및 관리를 제어하고 친환경 목표 설정 기준에 적합한 기술 표준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업체들의 전력망 개발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