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니코틴 중독 더 심각”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니코틴 중독 더 심각”

기사승인 2025-09-08 07:46:54 업데이트 2025-09-08 08:38:55
전자담배 매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흡연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자담배 사용자들이 일반 담배(궐련) 사용자보다 니코틴 중독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수행한 ‘신종담배 확산에 따른 흡연정도 표준 평가지표 개발 및 적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니코틴 의존도 지표에서 신종담배 사용자들의 중독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전국의 만 20∼69세 흡연자 800명(궐련 단독 400명, 궐련형 전자담배 단독 100명,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 100명, 다중사용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니코틴 중독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는 ‘아침 기상 후 첫 담배를 피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짧을수록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조사 결과 ‘기상 후 5분 이내에 담배를 피운다’고 답한 비율은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가 30.0%로 가장 높았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6.0%였으며, 일반 담배 사용자는 18.5%로 가장 낮았다. 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니코틴을 찾을 만큼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 신종담배 사용자 그룹에서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 흡연량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일반 담배 사용자는 ‘하루 11∼20개비’를 피운다는 응답이 45.8%로 높았던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51.0%가 ‘11∼20개비’를 피워 사용량이 더 많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10회(개비) 이하’가 63.0%로 가장 많았지만, 사용 행태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이처럼 신종담배 사용자의 흡연 행태와 니코틴 의존도가 기존 일반 담배 사용자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현재 금연클리닉 등에서 쓰는 표준 평가 도구(파거스트롬 테스트 등)로는 이들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효과적인 금연 지원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담배는 개비 단위로 소비하는 궐련과 달리 사용 횟수나 시간, 니코틴 용액의 농도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아 기존 평가 도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신종담배 판매율 증가와 사용 행태 변화로 기존 일반 담배 중심의 평가 도구만으로는 효과적인 금연 지원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신종담배 사용자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 평가지표를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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