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열병식 이후 중국 당국이 직접 주식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중국 강세장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중국전략 연구원은 8일 “9월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출혈경쟁 방지관련주 △일부 소비주 △고배당주의 선방이 예상된다”며 “10월 4중전회 이슈로 기술주가 재차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 증시 하락에 대해 “과거 경험상 열병식 같은 중요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기록할 것이라는 공통된 기대감이 있었다”며 “열병식 이후 정치 이벤트 종료로 차익 실현 매물이 흘러 나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쏠림 현상이 심한 인공지능(AI) 하드웨어 관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차익 실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AI 하드웨어 관련 투자 쏠림 현상이 심해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주 밸류에이션 부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큰 규모의 레버리지 자금 역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 3일 신용거래 잔액은 2조3000위안을 돌파하며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같은 날 본토시장 평균 보증금 비율은 281.5%로 떨어져 잠재적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레버리지 자금의 취약성이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그럼에도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 “정부가 주식시장을 중요시하는 스탠스가 바뀌지 않았고, 주식시장 내 대규모 자금 회수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추가 자금(가계·보험)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칭(吳清) 증감회 주석은 지난 8월 회의를 통해 주식시장에 대해 ‘안정적이고 활발한’ 것에서 ‘안정적인 회복세를 공고히 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이 주식시장의 중요성을 전례 없이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이번 강세장에서의 심한 쏠림 현상으로 개인 계좌의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향후 주식시장을 통한 가계의 자산 증식 방식은 여전히 정부가 추구해야할 방향이라고 했다.
게다가 △기업공개(IPO) △재융자(CB&EB 발행 증자 등) △대주주 지분 매도와 같은 대규모 자금 회수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 7월 이후 신규 계좌 개설이 증가했지만 2024년 10월과 연초 대비 증가폭은 둔화됐다. 즉 개인 투자자는 현재 자금 공급의 핵심이 아니며 가계 예금 대비 주식 거래액 비율도 전 고점인 2015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가계 예금의 주식시장 이동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지난달 중학개미들의 중국 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선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 STAR5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강세가 돋보였다. 중국 상해지수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자 관련 주식과 ETF로 매수세가 쏠렸다. 또한 각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