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9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 여러분이 느끼는 공분을 그대로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국민이 쇠사슬에 묶여 구금당한 사태는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현지시간) HL-GA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명 이상을 체포·구금했다. 김 실장은 일부 근로자들이 전자여행허가제(ESTA) 비자로 취업해 미국 입장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구금 근로자들의 귀국 절차에 대해 그는 “불이익 없는 방식으로 행정절차가 거의 마무리됐다. 전세기가 10일(현지시간) 출발해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360명 이상이 탑승하는 대형 전세기가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국토안보부 일부가 ‘추방’ 표현을 쓰는 데 대해서는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다. 전원이 자진출국 형식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내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제1투자국”이라며 “투자가 이어지려면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직 비자(E4) 신설을 위해 입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국이 논의 중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 조성과 관련해 그는 “외환시장 충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이해시키고 있다. 우리나라가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외화는 200억~300억 달러 수준이라 교착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 관세 인하 문제도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서두르기는 어렵다”며 “업계와 상황을 공유하며 한미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세제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세금을 적극 활용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종합부동산세 합산이나 양도세 감면 등을 당분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