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방산ETF 아닌 ‘펀드’에 힘 싣는 이유

한투운용, 방산ETF 아닌 ‘펀드’에 힘 싣는 이유

방위산업 호황기 3~5년 지속 전망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올해 수익률 25%
업계 “펀드 익숙한 고령 자산가 타깃 묘수”

기사승인 2025-09-10 06:00:26 업데이트 2025-09-10 08:03:01

올해 방위산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자 국내 운용사들은 너도나도 방산 ETF를 출시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가 아닌 방산‘펀드’를 적극 홍보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방위산업의 성장성이 확실해지는 상황에서 고령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환노출(UH)형 C-e클래스)’는 연초 이후 25.1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년 기준으로는 74%, 2년 기준으로는 115.2%, 지난 2023년 월 설정일 이후로는 121.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방위산업 호황기 3~5년 지속 전망

방위산업은 앞으로 3~5년간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세계 정세는 불안정해졌다. 다시 전쟁의 위협 속에 놓이며 30년 이상 이어진 평화의 시기가 끝났음을 알렸다. 각국에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국방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회원국과 캐나다의 국방비는 2024~2035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기준 7.1%의 증가가 예상된다. 냉전시기인 1977년~1992년 CAGR 6.6%였던 것과 비교해도 큰 폭의 차이가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NATO 회원국들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며 “유래 없는 군비 무장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올해 수익률 25%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방위산업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방산ETF를 잇따라 출시했다.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된 방산ETF는 대표격인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을 포함해 총 9개다. 이런 가운데 한투운용은 2년 전 출시한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의 수익률을 앞세워 적극 홍보에 나섰다. 운용업계에 불고 있는 방산 트렌드에 ‘펀드’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은 지난 2023년 4월 설정한 펀드로, 글로벌 우주 산업 주도 기업에 투자한다. 세부 투자 분야는 우주 발사체·위성 산업·드론·엔지니어링 등이다. 펀드 운용역인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부문별 유망 종목 선별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우주경제 분류 체계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파트너십,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 산업 리서치 등을 활용한다.

최근 포트폴리오 기준 편입 종목 상위권(8월29일 기준)에는 △로켓 랩(6.36%) △록히드 마틴(4.74%)  △에어버스(4.20%) △보잉(4.06%) △노스롭 그루만(3.86%) △플래닛 랩스(3.77%)  △RTX(3.68%) △AST 스페이스모바일(3.41%) 등이 있다. 성장주와 함께 안정성이 높은 대형주를 편입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췄다.

한투운용의 이런 선택은 대부분의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달리 운용역이 적극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해 시장 수익률을 아웃퍼폼 할 수 있는 공모펀드의 장점 때문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ETF는 편의성, 투명성 등 고객 입장에서 여러 장점이 있지만 공모펀드는 운용역이 적극적으로 종목을 발굴하고 시장상황을 빠르게 판단해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펀드에서는 시장 사이클이나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라 방산 업종 내에서도 차별적인 종목 선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펀드 익숙한 고령 자산가 타깃 묘수”

업계에선 방산ETF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 한투운용의 묘수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ETF는 주로 40~50대들이 선호하는 투자 상품인데 고액 자산가가 많은 50대 이상의 고객을 타깃으로 펀드를 앞세우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방산을 펀드로 가져가는 것도 묘수”라면서 “방위산업의 성장성은 확실한 상황에서 ETF는 이미 다른 운용사가 선점했다. ETF에 익숙하지 않은 연세가 있는 고액 자산가들을 유치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이달 안에 유럽 방산 기업들을 편입한 방산ETF도 출시할 예정이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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