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스마트폰으로 영유아의 음성을 녹음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여부를 조기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신경외과 김휘영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김붕년 교수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AI는 부모가 아이의 음성을 녹음한 것을 토대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에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을 비롯한 국내 9개 병원에서 18~48개월 영유아 1242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했다. 개발된 AI는 이름 부르기, 부모 행동 따라 하기, 공놀이, 상상놀이, 도움 요청하기 등 과제를 제시하고, 아이의 반응 음성을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작성한 기존 검사(M-CHAT, SCQ, SRS-2) 결과와 AI 분석을 통합해 정확도를 높였다. 그 결과 정상 발달 아동과 위험군을 94% 이상 정확도로 구분했고, 고위험군과 실제 자폐 아동도 85%의 정확도로 식별했다. 국제 표준 검사(ADOS-2)와의 일치율도 80%에 달했다. 기존 검사 정확도가 7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진단 신뢰도가 크게 향상된 셈이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실제 진료실에는 증상이 심해진 아이들이 늦게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AI를 가정에서 활용하면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가능해져 더 나은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휘영 신경외과 교수는 “AI에서 제시하는 표준화된 음성 과제를 통해 부모들이 전문 진단 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