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에 댓글 달라" 강릉시장 지시 의혹…강릉시 "사실 아니다"

"맘카페에 댓글 달라" 강릉시장 지시 의혹…강릉시 "사실 아니다"

기사승인 2025-09-11 16:36:25
19일 오전 강릉시청 12층 재난상황실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강릉시 제한급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릉시)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 대응으로 시민 불만이 커지던 시점에 김홍규 시장이 여성 공무원들에게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를 옹호하는 글과 댓글을 달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지난달 29일 시청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김 시장이 "가뭄 및 물 부족과 관련해 언론·인터넷에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 내용이 많다. 이는 시민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므로 직원들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시장 발언은 허위 내용을 바로잡고 사실을 알리며,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 댓글도 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특히 회의 직후 시청 한 과장이 "강릉맘카페 가입 직원들이 있으면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허위 사실에 대한 댓글도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다른 부서 과장에게 전달했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실제로 이후 일부 맘카페에는 시 입장을 두둔하는 글과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는 강릉시가 본격적인 제한급수에 들어가며 계량기를 잠그는 고강도 조치를 시행하던 때다. 가뭄 대비 미흡을 지적하는 시민 불만이 높아지면서, 시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공무원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릉시 내부망(새올행정시스템)에도 다음 날인 30일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여기에 100여 개의 칭찬 댓글이 달렸다. 해당 게시판은 공무원만 글을 쓰고 접속할 수 있어 '조직적인 여론 형성 시도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

강릉시민행동은 "가뭄 극복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시간에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댓글 여론전을 주문한 것"이라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강릉시는 즉각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가뭄 대응 현황을 정확히 공유하고 직원들이 현장에서 시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설명하도록 한 자리였다"며 "오봉저수지 방류 등 왜곡된 정보와 유언비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장이나 시청이 직원들에게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장은 어떤 경우에도 시민 의견 활동에 개입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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