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좀 하겠다” 허심탄회한 150분…李 취임 100일 회견

“하고 싶은 말 좀 하겠다” 허심탄회한 150분…李 취임 100일 회견

생활물가·부동산·외교·안보 전방위 직설 답변
“MZ는 거짓말 못 참아…저도 혼난다” 소탈 화법에 회견장 웃음

기사승인 2025-09-11 18:14:30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약 15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소탈하고 직설적인 어조로 현안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국민들이 버티기 힘들다는 걸 안다. 저도 장을 보러 가면 깜짝 놀란다”라고 하며 물가를 언급하는가 하면, “정치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말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하고 싶은 말도 좀 하겠다”라고 하며 즉흥적이고 소탈한 화법으로 답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7월 취임 30일 기자간담회 때처럼 별도의 연단 없이 기자단과 불과 1.5m 거리를 두고 마주 앉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90분이 예정됐으나 시간이 한 시간 더 늘어나 150분간 이어졌다. 질문은 총 22개였다. 대통령실 기자단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세 분야로 핵심 질문을 추려 ‘A’와 ‘B’ 두 가지 카드를 준비했고,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답변했다.

그는 “국민들이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저도 장을 보러 가면 깜짝 놀란다”며 생활물가에 대한 체감 경험을 언급했다. 이어 “민생경제는 말이 아니라 숫자고 통장잔고”라며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는 결국 심리다. 국민이 불안해하면 위기가 현실이 된다”며 “정부가 든든히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집이 없는 국민은 ‘언제쯤 내 집을 가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집을 가진 국민은 ‘집값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한다”며 “부동산 정책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빚내서 투자한 청년들이 많다. 이분들이 좌절하지 않게 지켜줘야 한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공감도 드러냈다.

외교·안보 현안에선 현실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는 계산기만 두드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얻는 일”이라며 “한미동맹은 더 두텁게, 중국과는 더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 싸우면서도 같이 밥은 먹는 게 외교”라고 말했다. 또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게 한국 외교의 숙명이다. 줄을 잘 서야 넘어지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말이 거칠다고 무시할 수 없다. 북한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그 부분을 보면서 대응해야 한다”며 실용적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닫아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안보는 군사력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게 만드는 게 진짜 안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MZ세대는 거짓말을 못 참는다. 저도 가끔 혼난다”며 웃음을 보였다.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에 대해선 “이게 나라냐는 말이 안 나오게 해야 한다”며 “정치가 국민의 짐을 덜어주진 못해도 짐을 더 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소회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저도 사람인지라 하고 싶은 말도 좀 하겠다. 마음에 없는 말을 꾸며서 하고 싶지 않다”며 “정치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대통령도 완벽할 수 없다. 잘못하면 욕도 먹고, 맞으면 고치면 된다”고 덧붙였다.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기자가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더피'로 만든 핀버튼을 가슴에 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통령실은 행사에 앞서 최근 인기를 끄는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홀랑이 캐릭터를 활용한 핀버튼을 제작해 기자들에게 비표로 제공했다. 이는 평소 ‘케데헌’ 이야기를 즐겨 하던 이 대통령의 대중문화 산업 육성 의지를 담은 상징물로, 취임 100일을 기념한 작은 선물의 의미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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