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에 제조 경기 전망 하락…자동차·철강·제약 ‘흔들’

美 관세 여파에 제조 경기 전망 하락…자동차·철강·제약 ‘흔들’

기사승인 2025-09-28 14:50:03 업데이트 2025-09-28 17:45:36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들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대미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체감 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제조업체 2275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오는 4분기 BSI는 7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분기보다 7포인트(p), 지난해 4분기보다 11p 하락한 수치로,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인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는 지수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는 2021년 4분기(91)부터 17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자동차, 철강, 제약 등에서 관세가 이미 발효됐거나 고율 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수출기업(-13p)의 전망치가 내수기업(-5p)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4분기는 관세 영향에 모든 업종의 전망치가 기준치인 100에 못 미쳤다.

자동차는 9월부터 일본, 유럽연합(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서 전망치가 전 분기 대비 16p 하락한 60으로 나타났다.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비금속광물(56), 철강(63), 석유화학(63) 업종의 전망치도 70선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철강의 경우 50%의 대미 관세, 석유화학은 중국 및 중동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2분기 전망치가 각각 113, 109로 기준치를 상회했던 화장품과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망치도 100 이하로 크게 떨어졌다. 

수출 상승세가 주춤한 화장품(69)의 경우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혜택 폐지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며 전망치가 가장 큰 폭(-44p)으로 하락했다. 제약·바이오(87) 업종은 미국이 수입 의약품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

어려움 속에서도 전망치가 그나마 좋았던 업종은 반도체(98)와 식품(98)이었다. 반도체는 관세 불확실성에도 인공지능(AI) 수요를 기반으로 기준치에 근접했고, 식품은 명절 특수와 K-푸드 수출 호조로 상승했다.

광역시·도별 BSI 역시 전 지역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동차 부품 및 섬유 산업에 집중하는 대구(60)와 철강·전자 업종 비중이 높은 경북(68), 금속 및 기계 비중이 높은 부산(66)은 관세 여파로 지수가 70선 이하를 기록했다.

3대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전남(60), 충남(71), 울산(74)도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전 분기보다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규제 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대외 충격을 버틸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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