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사 결원율 10%대 고착…항공안전 경고음 커지는데 국토부는 “내년 충원”

관제사 결원율 10%대 고착…항공안전 경고음 커지는데 국토부는 “내년 충원”

항공 관제사 결원율 매년 10%↑
국토부 “내년 인력 확충 계획”
여객기 기체 결함 사례도 증가
방위각시설 개선 공사 지지부진

기사승인 2025-10-15 06:00:15
지난해 12월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항공 관제사 인력난에 따른 관제탑 운영 부실부터 기체 결함 문제 등이 매년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관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 관제직 정원 436명 가운데 실제 인원은 386명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항공 관제사 결원율을 보면 △2020년 14% △2021년 13% △2022년 16% △2023년 14% △2024년 12%로 나타났다. 이처럼 결원율이 매년 10% 이상을 기록하면서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무안공항과 여수공항의 관제사 충원율은 각각 40%, 31.2%에 그쳤다. 무안 관제탑 관제사의 경우 월 평균 61~66.7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무안공항의 경우 월 근무시간이 타 공항 대비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평균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내년 인력 확충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여객기 기체 결함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12‧29 여객기 참사 당시의 제주항공 여객기가 수차례 엔진 이상으로 부품이 교체됐던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해당 여객기는 2023년~2024년 고장, 손상 등으로 10차례 부품을 갈았다. 고장 내용에는 착륙 시 추력(推力)을 제어하는 엔진 제어장치(EEC) 등 핵심 장치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서는 진에어 여객기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던 중 기체 결함으로 긴급 회항하는가 하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호주 시드니에서 인천으로 출발하기 전 기체 결함이 발견되면서 28시간가량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외주 정비를 맡기는 경우가 있다. 인력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체적으로 정비 조직을 운영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의 개선 공사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앞서 국토부는 올해 4월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공항의 방위각시설을 연내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 체계를 근본적으로 쇄신하겠다는 것이다. 혁신 방안에는 둔덕 형태거나 콘크리트가 사용된 공항 7곳(김해‧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사천‧제주)의 방위각시설을 지면 형태나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구조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대부분 공항에서는 현재 설계 완료 단계에 그쳤으며, 제주공항에는 예산조차 투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실한 항공관리 체계와 미흡한 안전 대책이 참사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 인력난과 기체 결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매년 지적되는 문제가 꼭 사고 후에야 수습이 이뤄지고 관심이 높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가 모여 참사를 부르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와 공항, 항공사 모두가 힘을 합쳐 안전 자문단이나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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