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證 ‘실적 파티’…한투 이어 미래·삼성·NH도 ‘1조클럽’ 입성 전망

대형證 ‘실적 파티’…한투 이어 미래·삼성·NH도 ‘1조클럽’ 입성 전망

기사승인 2025-10-15 06:00:16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역대급 호실적을 선보일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만에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미래에셋과 삼성, NH투자증권도 연간 기준으로 입성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5개 대형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은 3조6915억원이다. 전년 동기 기록된 3조322억원 대비 21.70% 급증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에 더해 당기순이익도 크게 올랐다. 5개 대형 증권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 합산은 2조9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3925억원) 대비 24.55% 상승한 수치다. 

개별 증권사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1479억원, 1조252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연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1조클럽에 입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8466억원, 순이익 6641억원으로 2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삼성증권(영업이익 6433억원, 순이익 4831억원), NH투자증권(영업이익 6110억원, 순이익 4651억원), KB증권(영업이익 4427억원, 순이익 3434억원) 순으로 확인됐다. 

거래대금 호조에 힘입은 ‘1조클럽’, 대다수 대형 증권사 달성 전망

투자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외에 다른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연간 기준으로 ‘1조클럽’ 가입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올해 연결기준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1조5048억원, 1조1422억원, 1조2416억원으로 3개사 모두 영업이익 1조클럽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순이익도 1조18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순이익 기준 1조클럽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한 브로커리지 수익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분석됐기 때문이다.

앞서 코스피는 신정부 출범 이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코스피는 지난 4월9일 미국발 무분별한 상호관세 부과 쇼크에 2284.72까지 급락한 뒤 5월30일 종가 기준 2697.67를 기록했다. 이는 쇼크 직전달인 3월 중순에 기록된 2600선에서 유의미한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한 흐름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6월3일 대선 직전일 2698.97로 마감한 뒤 같은달 30일 3071.70으로 마감해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3.81% 치솟았다. 지난해말(2399.49)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8.01% 급등한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증시 부양을 위해 △상법 개정안 도입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자사주 소각 제도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등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개편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신정부는 올 하반기 들어 국회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인 1차 상법 개정안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의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연달아 통과시켰다. 또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대감 등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코스피는 정책 모멘텀과 함께 대형 반도체 기업 중심의 펀더멘털 제고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 역대 최고점을 지속 경신하는 등 사상 초유의 상승장을 펼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장중 3646.77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승률은 11.48%에 달한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7000억원으로 전월(22조7000억원) 대비 17.8% 뛰었다. 올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분기 대비 9.4% 증가한 25조8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23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투자심리가 더 활성화된 셈이다.

통상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증해 실적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상승과 개인투자자의 시장 진입으로 증가된 거래대금은 자본 소요가 없는 수수료 증가를 의미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추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9월말 76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1월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잔고도 14조2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3분기에도 브로커리지 및 금융상품 판매수익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하반기가 대형 증권사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시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영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개정안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까지 포함되면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뒤 하반기 피크아웃 우려는 존재하나, 정책 변화는 수급 개선, 거래대금 증가, 증시 활성화, IB·WM·트레이딩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