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었던 이재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작곡가 및 가창자로 금의환향했다.
이재는 15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감이 안 난다. 2개월 전에는 그냥 작곡가였다. 갑자기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주시니까 신기하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 헌트릭스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6월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리스트 영어 영화 부문에서 줄곧 자리를 지키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글로벌 열풍은 영화에만 그치지 않았다. K팝으로 꾸린 OST의 인기도 대단하다. 그중 ‘골든’은 8주 연속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OST 사상 최초이자 솔로가 아닌 그룹으로는 24년 만의 성과다.
이 가운데 ‘골든’을 비롯한 OST 가사 일부는 한국어로 쓰여 한국어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운을 뗀 이재는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한국어는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했다. 후렴에 넣는 게 중요했다. 다들 후렴만 알지 않나. 미국 싱어롱에 가면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을 부르니까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골든’은 후렴이 초고음부로 구성돼, 국내외 가수들이 이 노래로 가창력을 입증하는 챌린지가 이어지기도 했다. 헌트릭스의 루미로서 ‘골든’을 가창한 이재 역시 자신의 기존 음역대보다 높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루미가 본 목소리가 아닌 상태에서 혼문을 닫기 위해 자신을 밀어넣어야 했는데 저 역시 도전이었다. 공감되는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재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이다. 이 경험 덕분에 감정 이입이 더 용이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저도 루미처럼 단점을 가리려고 했었다. 허스키하고 낮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다. 여성스럽지 않고 낮아서 지적을 많이 받았다. 어려서 상처를 받았다”면서도 “이 마음고생을 어떻게 넘어서는지가 중요하다. 다 때가 있고 더 중요한 건 성장”이라고 돌아봤다.
또한 이재는 ‘거절’을 ‘방향의 재설정’으로 받아들였기에 지금 같은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는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SM의 이유도 이해됐다.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음악이 절 살렸다. 매일 홍대 카페에 1시간씩 걸어가서 밤 11시까지 비트를 만들었다. ‘아무리 좌절해도 기회가 오면 100% 하자’라는 마음이었다. 이게 중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골든’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내년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수상을 넘보고 있다. 이재는 상을 받게 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그냥 기절”이라며 쓰러지는 제스처를 취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울 것 같다. ‘엄마 아빠, 나 해냈어. 한국 여러분 사랑해요’라고 말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향후 활동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는 “작곡가로 성장하고 싶고, K팝과 미국(음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와닿는 노래는 제가 부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협업하고 싶은 K팝 아티스트로는 그룹 에스파와 방탄소년단을 꼽아 기대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