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내버스 ‘태그리스’, 5년간 혈세 32억 쏟아붓고도 지난해 이용률 0.1%

경기도 시내버스 ‘태그리스’, 5년간 혈세 32억 쏟아붓고도 지난해 이용률 0.1%

기사승인 2025-10-20 13:37:53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국회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손명수 의원실 제공

경기도가 시내버스에 도입한 ‘태그리스(비접촉 대중교통 결제)’사업이 실질적 성과 없이 예산만 낭비한 데다, 국토부의 늑장 대응이 혈세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민주·용인시을)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시내버스 태그리스 이용률은 △2022년 0.19%, △2023년 0.2%, △2024년 0.1% 수준이며, 올해 8월 기준으로는 고작 0.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첫 시행 이후 3년 동안 경기도민의 태그리스 이용률이 1%에도 못 미친 셈이다.

이처럼 사실상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령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태그리스 구축 사업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총 32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태그리스가 도입된 경기도 시내버스가 약 4000대인 점을 감안하면, 시내버스 1대당 8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태그리스 도입에 쓰인 것이다.

낮은 이용률의 가장 큰 원인은 ‘광역시·도 간 호환 불가’로 분석됐다. 실제로 인천,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이동 시 호환이 불가능해 승객이 직접 카드를 꺼내 결제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국토부는 2026년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시스템 호환 및 표준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스템의 표준화와 안정화까지는 최소 3년이 필요해, 당분간 이용률이 개선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가 완료되더라도 기존에 설치된 기기 및 시스템의 전면 교체작업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시스템 도입에 32억 가량 투입됐는데, 국토부의 늑장 대응까지 겹치면서 결국 혈세만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토부와 경기도는 더 이상 땜질식 대응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조속히 표준화 로드맵을 확정하고 기존 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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