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카카오 목표주가 눈높이를 크게 낮췄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일단락됐지만,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인한 여론 악화와 낮아진 성과 기대감이 주가 상승세를 저해할 것이란 판단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21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7% 하락한 6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는 전날 5.95% 오른 6만2300원으로 마감했으나,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모양새다.
이같은 흐름은 카카오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가 1심 무죄 판결에 다소 해소됐음에도 투자심리 변화를 이끌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는 21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아온 김 창업자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결심 공판에서 김 창업자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김 창업자 등은 지난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총 2400억원 투입해 53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 시세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려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SM 주식 매수 당시 주가, 거래량의 동향, 매수 시점과 방식 등을 볼 때 시세조종성 주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법리스크 해소에도 카카오 주가가 하향세로 전환한 이유는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14% 낮춰 제시했다.
목표주가 조정의 주된 배경은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9월23일 카카오톡 친구탭을 격자형 피드로 개편했으나, 주요 기능인 메신저에서 어긋난 개발 방향성에 여론이 악화되자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친구목록 원상 복귀 조치를 약속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지난 9월23일 신규 상품 공개와 동시에 탭을 변경하고, 다수의 광고 지면을 확보했으나 첫 탭에 대한 이용자 반응에 롤백을 결정했다”며 “광고 성과에 가장 큰 기대를 가졌던 숏폼은 낮은 이용도로 인해 추정치를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4분기 카카오톡 비즈보드의 하루 매출 예상치를 기존 13억8000만원에서 12억2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아울러 오는 2027년까지 하루 매출 20억원 확대 전망도 17억6000만원으로 변경했다.
이 연구원은 “결국 소비자가 카카오톡에 오래 머물러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