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로드맵 지운 수출입은행, 석유·가스 투자 늘렸다” [2025 국감] 

“탄소중립 로드맵 지운 수출입은행, 석유·가스 투자 늘렸다” [2025 국감] 

기사승인 2025-10-27 12: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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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기관이 석유·가스 사업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은 오히려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적자가 예상될 정도로 수익성이 미비함에도 이를 단행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전 세계 석탄발전소 건설에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2021년 4월 문재인 정부 당시 한·중·일 중 가장 먼저 해외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은은 자체적인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올해 공시된 같은 보고서에는 2050년 탄소제로 로드맵이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21년 발표 이후 4년이 흘렀는데 세부 목표나 이행계획 등은 없다고 답변 받았다.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지원 금융도 엄청나게 늘리고 있다”며 “현재 수은이 투자의향서를 발급했거나 검토 중인 신규 화석연료 사업은 45건”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해외 금융기관들은 석유·가스 관련 사업 투자에서 손을 떼는 상황이다. 올해 기준으로 석유·가스 사업에 대해 투자 배제 기준을 도입한 금융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118개에 달한다. 또한 JP모건, 웰스파고, HSBC 등 세계 50대 은행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자를 제한하는 상태다. 

이 의원은 “과거 석탄금융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대 1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수은은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에 이미 1조원을 투입했고, 향후 1조원 넘게 더 지원할 예정이다”라며 “해당 사업은 석탄사업보다 더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되는 심각한 적자 사업”이라고 추궁했다.

다만 수은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안종혁 수은 직무대행은 “저희는 국책은행으로서 수익성 위주로 의사결정하지 않는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은 당위성이 있지만, 제조업 중심의 우리 산업구조에서 기업들이 얼마나 전환 속도를 빨리 가지고 갈 수 있느냐는 것을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한다. 견해차가 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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