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텼다, 박서함 [쿠키인터뷰]

잘 버텼다, 박서함 [쿠키인터뷰]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탁류’ 주연 박서함 인터뷰

기사승인 2025-10-28 06:00:09 업데이트 2025-10-28 12:10:06
배우 박서함.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박서함(32)이 뜻밖의 얼굴로 돌아왔다. 3년여 전 BL 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능글맞은 선배 장재영으로 곧장 라이징스타가 됐던 그가 ‘군백기’ 끝에 고른 작품은 정통 사극 ‘탁류’였다.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액션 드라마다. 극중 박서함은 청렴한 관리를 꿈꾸는 무관 정천으로 분해 캐릭터 스펙트럼을 단번에 넓혔다.

앞서 박서함은 2022년 ‘시맨틱 에러’로 주목 받은 직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시맨틱 에러’가 기대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은 만큼 그의 복귀작은 로맨스코미디로 짐작됐는데, ‘탁류’는 이 예상을 한참 어긋난 작품이다. 박서함은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컸고 회사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던 중 미팅이 생겨서 대본을 받았는데 스토리가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탁류’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이 연출했고, 드라마 ‘추노’ 천성일 작가가 쓴 대작이다. 여러모로 의외의 캐스팅이다. 박서함은 처음 만난 추 감독과 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출연 확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살아온 인생을 말해보라고 하셔서 사소한 것까지 다 말씀드렸다. ‘잘 버텼다’고 하시더라. 정천도 잘 버텨낸 친구다. 이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짚었다.

특히 박서함에게 ‘탁류’는 첫 정극이자 사극이었다. 당연히 상당한 부담감이 따랐다. 이 부담은 추창민 감독이 준 미션에 최선을 다해 임하면서 덜어내려고 애썼다. 승마, 국궁, 액션 모두 될 때까지 했다. 그렇게 무려 1년을 쏟았더니 체질까지 변했단다. 그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더라. 꾸준히 했더니 어느 순간 됐다.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생기니까 재밌어졌다. 촬영하면서도 살이 많이 빠졌고, 끝나고 보니 10kg을 감량했더라. 잘 붓고 찌는 체질이었는데 이 시기에 바뀌었다”고 전했다.

배우 박서함.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로운, 신예은, 최귀화 등 함께한 배우들은 박서함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가뜩이나 사서 걱정하는 타입인데다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 이들은 그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아낌없이 불어넣어줬다. 박서함은 “최귀화 선배님은 리딩하자고 하면 제가 긴장하니까 함께 산책하다가 대사를 던지시곤 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챙겨주셨다. 로운이와 예은이는 각각 다른 날이었는데 똑같이 저만큼 정천을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힘내라고 했다. 얼어 있는 저를 녹이는 모닥불 같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박서함은 이처럼 사랑이 가득한 현장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체질뿐만 아니라 이제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그는 “원래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지 않다. 저를 궁지에 몰아부치면서 채찍질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줘야 오래 활동할 수 있더라. 이 점을 깨우치면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바로 활동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던 이유도 ‘탁류’다. 박서함은 “사람인지라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데뷔 후 처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였다. 그런데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때는 더 부족한 상태였다. 하늘이 2년의 시간을 줬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시맨틱 에러’ 덕분에 ‘탁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죽기 전에도 생각날 것 같다”는 ‘탁류’를 통해 연기 안팎으로 성장한 박서함은 이제 로맨틱코미디로 시청자를 만날 계획이다. 차기작은 내년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우주를 줄게’다. 그는 “최연소 팀장에 엄친아인 역할을 맡았다. 정천처럼 정직하고 바른 인물이다. 사극을 오래 하다 보니까 사극 톤에 익숙해져서 빼기 위해 노력했다. 재밌게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