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 국민 등 주요 은행의 자금 이체, 카드 결제와 같은 전산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산시스템의 잦은 장애와 점검으로 은행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산시스템에 대한 은행의 투자가 확대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개인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이체 서비스 등이 16일 오전 9시부터 약 3시간 가량 마비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오전 실시된 일부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작업으로 전산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며 거래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전산 장애는 두 달 전 발생한 사고와 판박이다.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은 지난 7월 25일 오전에도 서버 과부하로, 1시간 가량 인터넷뱅킹 이체 서비스 등에 장애를 일으켰다.
전산시스템 문제로 인한 금융서비스 장애는 비단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 역시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ICT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산시스템 측면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출범 이후 카카오뱅크는 서버 과부하로 계좌 개설과 대출 과정 시스템이 지연되는 문제를 드러냈다.
은행의 전산시스템에 따른 소비자 불만은 전산 장애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전산 점검에 따른 금융서비스 중단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농협체크 카드의 경우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전산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위해 6시간 동안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와 체크카드, 복지카드 등의 이용을 일시 중지했다는 것이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여기에 앞서 올해 1월 농협은행은 3일간 인터넷뱅킹과 자동화기기(CD/ATM), 텔레뱅킹, 계좌 이체 서비스 등의 제공을 중단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에도 4시간 가량 전자금융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소비자들은 24시간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의 금융서비스가 끊김 없이 제공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은행권은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양질의 전산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수적 이라며, 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시스템 점검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은행의 전산시스템 관리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 자체 전문 인력이 아닌 외주 인력을 동원한 전산시스템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데 외주 인력을 활용하다 보니 은행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은행 핵심 전산시스템에 접근이 가능한 은행 내부 직원은 IT관련 이해가 떨어진다”며 “은행이 IT인력 육성을 통해 전산시스템 관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내재화하고, 전산시스템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시스템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